[지역포럼][제주]고충석/제주 ´스포츠 메카´로 키우자

  • 입력 2002년 4월 4일 18시 27분


제주경제의 두 축을 구성해온 감귤과 관광산업이 1990년대 중반부터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대안 산업에 관한 담론이 무척이나 활발해졌다. 그중 하나가 스포츠산업이다.

이러한 주장은 제주지역이 갖고 있는 자연 환경적인 조건에서 그 근거를 찾고 있다. 제주도는 겨울에도 골프를 칠 수 있는 등 사계절 언제나 스포츠 활동이 가능하다. 온화한 기후와 아름다운 자연 풍광은 스포츠 산업 경쟁력을 제고시켜 줄 수 있는 촉매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스포츠대회 개최와 전지 훈련팀 유치, 골프관광객 내도가 급격하게 증가한 사실이 스포츠 메카로서 제주도의 가능성을 웅변해주고 있다.

이러한 스포츠 이벤트 개최는 유무형의 경제적 효과를 유발한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는 유치도시에 관광객 유입 및 소비 촉진과 같은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개최 지역의 홍보 및 이미지 제고, 지역주민의 의식향상과 같은 무형의 효과도 가져온다.

제주발전연구원에서 최근 분석한 ‘스포츠산업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에 따르면 2001년 10개의 국제 스포츠 대회, 28개의 국내 스포츠 대회, 348개 팀의 전지훈련, 골프관광객 등 스포츠관광객 57만8318명이 제주를 찾아 전년 42만8781명에 비해 34.8% 증가했다.

이에 따라 소비지출(제주지역에서의 쇼핑, 식음료 및 숙박비, 그린피 및 캐디피, 오락비 등)은 2001년 총 3090억8000만원으로 전년 2173억8000만원에 비해 42.1%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러한 소비지출의 규모는 1999년 감귤 수입 3200억원에 거의 근접한 규모다. 스포츠산업에 따른 소비지출의 증가는 산업연관 효과에 의해 지역 내 총소득이 2001년 3326억 원으로 전년의 2269억원에 비해 46.6%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골프관광객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여타 스포츠 이벤트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제주의 스포츠산업은 이미 ‘고부가가치의 산출에 기여하는 산업생산’으로서의 입지를 굳혀 가고 있다. 그러면 이를 더욱더 활성화시키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첫째, 2002년 월드컵대회 개최를 계기로 스포츠 대회 또는 전문적인 스포츠 마케팅을 전담할 수 있는 기구의 상설화를 검토해야 한다.

둘째, 제주지역은 월드컵축구경기장, 국제컨벤션센터의 준공, 겨울에도 골프를 칠 수 있는 온난한 기후 여건 등을 고려할 때 스포츠산업이 독립된 산업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를 육성시키기 위한 중장기적 발전계획을 수립하여 착실하게 진행시켜 나감으로써 지역경제발전의 원동력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셋째, 제주도에서 일반적으로 행해지는 스포츠 산업부문은 스포츠 이벤트업에 거의 한정되고 있다. 향후에는 스포츠산업의 영역을 기존의 스포츠 이벤트업뿐만 아니라 스포츠시설 운영업, 스포츠마케팅업, 스포츠시설 서비스업 등으로 확대해 명실상부한 스포츠산업을 진흥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고충석 제주발전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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