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재환씨 정관계인사에 돈 준 혐의 포착

  • 입력 2002년 4월 7일 18시 08분


‘진승현(陳承鉉) 게이트’를 재수사하고 있는 서울지검 특수1부(박영관·朴榮琯 부장검사)는 7일 MCI코리아 전 회장 김재환(金在桓)씨가 진씨와 정현준(鄭炫埈) 한국디지탈라인(KDL) 사장에게서 받은 것으로 추가 확인된 12억5000만원 가운데 일부가 정관계 로비에 사용된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씨가 5000만원을 줬다고 진술한 민주당 김방림(金芳林) 의원 외에 다른 정관계 인사들에게도 진씨의 돈을 제공한 흔적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번 주 중 김 의원을 소환해 김씨에게서 진씨 사건 무마 청탁과 함께 돈을 받은 혐의가 확인되면 형사처벌할 방침이다.

또 검찰은 2000년 4·13총선 당시 진씨가 정성홍(丁聖弘) 전 국가정보원 경제과장과 함께 민주당 김홍일(金弘一) 의원에게 1억원을 전달하면서 엄익준(嚴翼駿) 전 국정원 2차장의 친필 서한을 전달했다는 정성홍씨의 진술을 확보하고 사실 여부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시 김 의원은 이 돈을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의 보좌관은 7일 “김 의원이 미국에 체류 중이어서 서한을 받았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김은성(金銀星) 전 국정원 2차장과 정성홍씨가 지난해 3월 ‘김재환씨가 진씨에게서 받은 돈 중 일부를 김 전 차장에게 건넸다’는 설(說)이 유포되자 김씨를 폭행한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김재환씨는 “옷이 벗겨진 상태에서 폭행당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검찰은 혐의가 확인되면 이번 주에 김 전 차장과 정씨를 폭행 혐의로 추가 기소할 방침이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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