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 내일까지 기승… '사상 최악' 전국 또 강타

입력 2002년 4월 8일 1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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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밤부터 국내에 몰아닥친 대규모 황사로 8일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 사상 처음으로 ‘황사 중대경보’를 포함한 황사경보가 내려졌다. 기상청은 이번 황사가 9일, 길면 10일까지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이달 말까지 대형 황사가 2, 3차례 더 찾아올 것으로 예상했다.

기상청의 황사 예보는 부정확성과 일선 시도의 경보 발령 시스템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아 뒷북 경보가 이루어지는 등 문제점을 드러냈다.

▽황사 피해〓8일 오전 3시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측정된 미세먼지(PM10)의 오염도는 무려 3311㎍/㎥를 기록했다. 이는 연평균 기준(70㎍/㎥)의 47배이며 측정 사상 가장 높은 것이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1시 시내 미세먼지(PM10) 평균 오염도가 중대경보 발령기준(1000㎍/㎥)을 넘어선 1042㎍/㎥을 기록하자 황사 중대경보를 내렸으며 나머지 시도도 이날 오전 6∼11시를 기해 일제히 황사 중대경보, 경보, 주의보 등을 각각 발령했다.

황사 때문에 상당수 초등학교가 단축수업을 하거나 실외 활동을 금지했으나 등교 이후 경보가 전달되는 바람에 휴교조치가 내려진 곳은 없었다.

또 이날 아침부터 기침과 가래, 기관지염 등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가 줄을 이었으며 국내선 항공기 40여편이 결항됐다.

이번 황사는 중국 네이멍구(內蒙古)에서 발원해 만주와 북한을 거쳐 7일 밤부터 8일 새벽 사이 한반도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일어났다.

이날 중대경보가 내려진 곳은 서울 대구 대전 강원 충북 충남 경북 등 7개 지역이었으며 지역에 따라 중대경보가 경보로 바뀌기도 했다.

황사경보 단계별 행동 요령
단계	발령기준치(㎍/㎥)	행동 요령
주의보	300 이상	①노약자, 어린이, 호흡기질환자 실외 활동 자제 권고 ②유치원과 초등학교 실외 활동(운동, 실외 학습 등) 자제 권고 ③일반인(중고생 포함)의 과격한 실외운동 자제 권고
경보	500 이상	①노약자, 어린이, 호흡기질환자 실외 활동 금지 권고 ②유치원과 초등학교 실외 활동(운동, 실외 학습 등) 금지 권고 ③일반인(중고생 포함)의 과격한 실외 운동 금지 및 실외활동 자제 권고
중대경보	1000 이상	①노약자, 어린이, 호흡기질환자 외출 금지 권고 ②유치원과 초등학교 실외 활동(운동, 실외 학습 등) 금지 및 수업 단축, 휴업 등 학생 보호조치 강구 권고 ③일반인(중고생 포함)의 실외활동 금지및 외출자제 권고 ④실외 운동경기 중지 및 연기 권고

▽황사경보 문제점〓기상청은 7일 오전 ‘약한 황사’를 예보했으나 이날 오후 뒤늦게 강력한 황사의 내습을 경고했다. 이 때문에 각 시도는 8일 새벽에서야 먼지 오염도를 측정하고 황사경보 발령에 들어갔다.

또 각 시도의 황사 발령 시스템도 정비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의 경우 7일 밤 11시 미세먼지의 평균 오염도가 주의보(300㎍/㎥) 기준을 넘었지만 주의보를 발령하지 않다가 8일 오전 1시 1042㎍/㎥의 오염도를 보이자 부랴부랴 중대경보 발령을 내렸다.

각 시도 교육청은 황사 중대경보가 발령되면 휴교 여부를 결정해야 하나 대부분 등교시간 이후에야 단축수업 여부를 결정하는 회의를 열었다.

▽대기오염 피해 규모〓황사에 포함된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회적 피해비용이 연평균(1999년 기준) 45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강광규 박사는 유엔환경계획(UNEP)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산출한 단위오염물질당 사회적 비용과 환경부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자료를 토대로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회적 피해비용을 산출한 결과 99년의 경우 최소 32조∼최대 60조원으로 평균 45조원이라고 8일 밝혔다.

이는 1999년 국민총소득(GNI)의 9.6%로, 인구 1인당 평균 97만원에 해당한다.

정성희기자 shchung@donga.com

이호갑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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