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 10일 완전히 빠져나갈 듯

  • 입력 2002년 4월 9일 18시 32분


황사로 병원을 찾은 어린이가 처방전을 손에 들고 엄마와 함께 병원을 나서고 있다.
황사로 병원을 찾은 어린이가 처방전을 손에 들고 엄마와 함께 병원을 나서고 있다.

7일 밤부터 국내에 몰아닥친 강력한 황사가 10일 새벽에 한반도를 완전히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9일 “이번 황사는 오늘 오전까지 전국적으로 큰 영향을 미쳤으나 오후부터 서울 경기 등지에서 약화되기 시작했다”며 “10일 새벽 한반도를 빠져나가 10일 오전에는 대기 중에서 미세먼지가 조금 관측되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시는 9일 오전 1시에 내렸던 ‘황사 중대경보’를 오전 9시를 기해 ‘황사경보’로 대체했으며 이날 오후 1시에는 ‘황사주의보’로 낮춰 발령했다. 또 이날 오후 인천과 광주 등에서는 황사주의보가 해제됐다. 이날 각 시도교육청은 학교장의 재량에 따라 휴업 또는 단축수업 여부를 결정하도록 해 충북과 경북 강원 등지에서 초등학교 75개교가 휴업했다.

또 서울의 경우 542개 초등학교 가운데 198개교가 단축수업을 실시했다.

8일 67편의 국내선 항공기가 결항한 데 이어 9일에도 여수와 포항 등 2개 지방공항과 김포공항을 잇는 국내선 항공기 26편이 결항됐다.이호갑기자 gdt@donga.com

▼황사 일반먼지보다 덜 유해…강물-토양 중화작용도▼

황사와 일반 먼지는 어떻게 다를까.

황사는 몽골과 중국 대륙의 사막지대와 황허 유역의 황토지대에서 발생한 흙먼지가 바람을 타고 이동한 것으로 자동차 매연이나 공장 굴뚝, 난방시설 등에서 주로 배출된 일반 먼지와는 크게 다르다.

우선 황사와 매연은 육안으로 구분되는데 필터에 포집된 색깔을 보면 황사는 황갈색이지만 일반 먼지는 검은색이다.

황사의 크기는 발원지에 따라 다르지만 직경 20㎛(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 이상의 큰 입자는 상승기류를 타고 조금 올라가다가 무게 때문에 떨어지고 그 이하의 입자만 상층까지 올라간다. 우리나라에서 관측되는 황사의 크기는 1∼20㎛로 다양하지만 3∼7㎛가 일반적이다.

반면 연소시 배출되는 먼지는 1∼10㎛ 크기가 대부분이며 폐로 흡수되는 2.5㎛ 이하의 ‘초미세먼지(PM2.5)’ 비중도 황사보다 훨씬 높은 편이다.

입자 크기가 중요한 것은 인체에 미치는 영향 때문. 직경 1㎛ 이하의 ‘극미세’ 입자는 호흡할 때 폐로 들어갔다 숨을 내쉴 때 도로 배출되며 직경 10㎛ 이상의 입자는 코나 목에서 걸려 가래나 눈곱 등의 형태로 나온다는 것.

반면 10㎛ 이하의 ‘미세먼지(PM10)’는 호흡기에 쉽게 침투해 폐에 흡착됨으로써 기관지 질환과 폐암 등을 유발한다.

국립환경연구원 한진석 대기화학과장은 “인체 유해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PM2.5 기준을 많이 사용하는데 일반 먼지의 PM2.5 비중은 40∼60%인 반면 황사는 약 10% 수준”이라며 “같은 농도라면 일반 먼지가 훨씬 유해하다”고 말했다.

황사와 일반 먼지에 포함된 중금속도 큰 차이가 있다. 황사에는 토양에 많이 함유된 철 망간 니켈 등이 많지만 인체에 유해한 납과 카드뮴 등 유해 중금속의 오염도는 그렇게 높지 않다.

또 황사에는 강물이나 토양을 중화시키는 양이온성 금속이 많이 포함돼 있는 반면 자동차 등 인위적인 배출원에서 나오는 먼지에는 벤조피렌 등 발암물질이 다량 포함돼 있다.

환경부 고윤화 대기보전국장은 “황사와 일반 먼지는 모두 호흡기질환을 유발하지만 매연이 농도가 낮은 경우에도 훨씬 유해하다”며 “황사경보제를 보완해 내년부터는 황사경보제와 일반적인 미세먼지경보제를 분리해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정성희기자 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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