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동백' 진위공방 팽팽

  • 입력 2002년 4월 10일 20시 08분


임진왜란때 왜장 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가 울산에서 가져갔다가 400여년만인 지난 92년 5월 울산으로 되가져온 '울산동백'의 진위여부를 놓고 지역 문인들간에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공방의 발단은 소설가 김웅(金雄·62)씨가 무크지 '소설 21세기'에 최근 발표한 '흔들리는 역사'에서 "이 동백의 진위를 따지지 않고 '환국'을 추진한 것은 한마디로 코미디"라고 표현한 것.

김씨는 "울산동백은 울산의 유지제현이 단체관광차 일본 교토의 춘사에 들렸을 때 큰 동백나무밑의 안내판에 '원산지가 울산 학성'이란 글을 보고 사실여부는 확인하지 않고 묘목 한그루의 환국을 추진했다"며 "기후변화 등으로 식물의 변이종이 속출하고 '울산동백'으로 불리는 동백이 요즘도 곳곳에 자라고 있는데 굳이 일본에서 가져온 동백을 시청 정원 한가운데 신주 모시듯 심어놓을 필요가 있느냐"고 기술했다.

이에 '울산동백 환국'을 주도한 당시 한국예총 울산시지부장인 시인 최종두(崔鍾斗·63)씨는 강력 반발하고 있다.

최씨는 "울산동백의 진위는 식물학자의 몫"이라고 전제하고 "창건된지 수백년 된 절의 주지가 울산동백이란 사실을 확인해준데다 당시 한일 양국간의 뜨거운 관심속에 이뤄진 울산동백 환국행사를 한낱 코미디로 비하시키는 것은 엄청난 모욕"이라고 밝혔다.

최씨는 "명예회복을 위해 조만간 관련자료를 모아 김씨에 대해 법적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으며, 김씨는 "울산동백의 사실여부를 검증해보자는 차원에서 쓴 소설에 대해 최씨가 너무 예민하게 반응한다"고 밝혔다.

두 문인들간의 울산동백 진위공방이 어떻게 결론날지 주목된다.

울산=정재락기자 jr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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