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랜드 계열 한세복지재단은 최근 노숙자용으로 새 옷 1만벌을 기부하겠다고 제의해왔다.
월드컵대회를 앞두고 노숙자 때문에 행여 국내외 관광객들이 불쾌해 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해온 시로서는 반가운 제의였다. 그러나 시는 노숙자 수용시설에서 생활하는 입소 노숙자는 별 문제가 없지만 좀처럼 목욕을 하지 않는 거리의 노숙자에게 새 옷을 준다고 무슨 효과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겨 고민을 하게 됐다.
과거 경험에 비춰볼 때 옷을 받는 즉시 소주와 바꿔 마시는 노숙자들도 속출할 것으로 예상됐다.
시 노숙자대책반이 고심 끝에 내놓은 아이디어는 목욕하면 옷을 주겠다 는 것.
대책반 관계자는 “거리의 노숙자 중에는 목욕이 연례행사 인 사람도 꽤 있다” 며 “깨끗하게 몸을 씻고 새 옷을 입으면 수용시설로 오는 사람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고 말했다.
현재 서울시내에는 84개 수용시설에 2676명의 노숙자가 생활하고 있고, 거리의 노숙자는 374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