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동포 500여명 단식농성

  • 입력 2002년 4월 12일 16시 00분


불법체류 중인 중국 동포들이 5년 간의 체류기간 보장을 주장하며 집단 단식농성에 들어가기로 했다.

조선족교회는 중국 동포 1000여명이 12일 오후 8시 서울 구로구 구로동 조선족교회 앞마당에서 1시간 동안 촛불집회를 가진 뒤 자원자에 한해 서울 종로구 종로5가 한국기독교 100주년 기념관으로 옮겨 단식농성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법무부가 발표한 불법체류 방지 종합대책이 현실성이 없다며 최소 5년간의 체류기간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법무부는 5월 25일까지 불법체류 사실을 자진 신고하는 사람에게는 1년 동안의 귀국 준비기간을 보장하지만 신고하지 않거나 1년 후에 귀국하지 않을 경우에는 강력하게 단속해 추방하겠다고 지난달 밝혔다.

조선족교회 봉제득(奉濟得·51) 전도사는 “단식에 동참하는 사람이 교회 관계자를 포함 최소 500명은 될 것” 이라며 “대부분의 중국 동포들이 1000만원 이상의 빚을 지고 한국에 오는데 1년만 있다가 가라는 것은 그들을 빚더미 위에 올라 앉게 하는 것” 이라고 말했다.

한국에 온지 3년이 돼가는 중국 동포 허증걸(許證傑·44)씨는 “단식 농성에 참가하겠다” 며 “투쟁이 아닌 호소를 통해 우리의 어려움을 알리겠다” 고 말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돈을 갚기 위한 시간을 달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며 “동포라는 이유만으로 이들의 무리한 요구를 받아들일 수는 없다” 고 밝혔다.

<김선우기자>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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