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씨와 홍걸씨를 둘러싼 의혹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것은 지난달 30일.
본보가 최씨의 비서 겸 운전사였던 천호영(千浩榮)씨를 만나 최씨의 이권개입 의혹과 홍걸씨에 대한 금품 제공 주장 등을 보도한 것이 계기였다.
최씨 사건은 본보가 3일 연속 보도한 후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최씨 사건이 다시 확대된 결정적 계기는 최씨 본인의 기자회견이었다.
최씨는 9일 스스로 기자들에게 전화를 걸어와 “해명할 것이 있다”며 사무실에서 보자고 했다. ‘별 기대 없이’ 나간 기자들은 최씨의 발언 내용을 듣고 깜짝 놀랐다.
“홍걸씨에게 수천만원과 수만달러를 줬다.” “홍걸씨가 미국에서 자동차를 사는 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 “타이거풀스에서 돈을 받아 미국 국회의원에게 주기도 했다.”
최씨는 “이권 개입이나 대가 관계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준 것”이라며 “전날 천씨가 검찰에 고발한 내용에 대한 해명”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발언은 해명이 아니라 새로운 의혹의 출발점이 됐다. 한 검사는 “최씨가 ‘자살골’을 넣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순진하게’ 말한 것일까. 일부에서는 최씨가 고도의 계산을 한 것이 아니냐는 견해도 있다.
최씨를 잘 안다고 밝힌 한 제보자는 12일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최씨가 검찰 수사 등을 앞두고 자신의 신변에 위협을 느끼게 되자 권력층에 모종의 메시지를 전달하려 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씨의 변호인은 “순수한 차원의 해명 발언이 거꾸로 이용돼 근거 없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수형기자 so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