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의학회 “재활시설 태부족 장애인 치료시기 놓쳐”

  • 입력 2002년 4월 12일 18시 52분


국내 장애인 수가 큰 폭으로 늘고 있지만 재활의료 시설이 부족하고 조기재활이 이뤄지지 않는 등 장애인에 대한 재활치료가 선진국과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주대병원 재활의학과 이일영 교수는 “재활 전문의의 60% 정도가 서울과 부산 등 5개 광역시에 밀집해 있어서 시군구 지역의 환자가 찾기 어렵고 재활치료가 시작되는 시점도 입원 후 평균 26.4일이 걸려 초기 재활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대한재활의학회(회장 문재호·文在豪) 3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특히 이 교수는 “미국의 뇌중풍 환자는 12일 만에 포괄적인 재활치료를 받기 시작하며 병원에서도 하루에 3시간 이상 집중적으로 재활치료를 받는 ‘3시간 룰’이 지켜지고 있어 환자의 후유 장애를 크게 줄여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장애인으로서 미국에서 대학을 다닌 이일세 민주당 장애인특위위원장은 “교통사고로 하루 평균 1059명이 다치고 있지만 국립재활시설은 서울 도봉구 수유리의 단 한곳뿐이고 그나마척수손상 환자가 45명밖에 입원할 수 없는 규모”라며 “재활치료에 대한 국가와 사회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학계에 따르면 국내 장애인 수는 기형아 출산과 산업재해, 교통사고 등으로 해마다 늘어 현재 재활치료 대상자가 460만명을 헤아리고 있고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차지완기자 marud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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