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도시라는 외형적인 도시 규모에 비해 정치수준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민도는 최근 선거분위기가 일고 있는 서울이나 다른 도시에 비할 바가 못된다는 게 지역정가의 분석.
한나라당 부산시장 경선 후유증은 10일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후보자 선출대회에서 안상영(安相英) 현 시장이 권철현(權哲賢) 의원에게 12표차라는 간발의 차로 승리를 하면서부터 시작됐다.
권 후보측은 이 결과를 믿을 수 없다며 몇차례 재검표를 요구했고 “선거운동 과정에서 극심한 금권선거와 불공정 사례들이 많았다”며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권 의원 지역구인 부산 사상지구당 대의원들과 당원들은 11일 지구당에서 ‘4·10경선 원천무효선언 결의대회’를 갖고 “ 불공정 경선때문에 표를 도둑맞았다”고 주장했다.
또 대의원 등 100여명은 이날 한나라당 부산시지부를 항의 방문하고 12일에는 대의원 10여명이 한나라당 중앙당사를 방문해 ‘경선 원천 무효’를 주장하는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
당시 선거 결과에 대해서도 권 의원은 “인정할 수 없다”며 곧바로 반발했고, 안 시장은 “억울하겠지만 깨끗이 승복해야지”라고 말하는 등 승자의 아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정의화(鄭義和)의원만이 “비록 꼴지였지만 선거결과에 승복한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이번 경선이 당의 단합을 크게 해쳐 6월 본선을 어렵게 만들고 연말 대선에서도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시민 김모씨(47)는 “같은 당원끼리도 이렇게 싸우는 판에 무슨 정치발전을 기대할 수 있겠느냐”며 “ 승자의 너그러운 마음과 패자의 아름다운 승복이 선거문화를 한단계 끌어 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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