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 문제점]山 끼고있어 정밀계기 설치 못해

  • 입력 2002년 4월 15일 18시 40분


중국 여객기가 착륙하려다 추락한 김해공항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까? 이 문제는 향후 책임소재를 가리는 데도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는 사안이다.

김해공항은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로 규모가 큰 공항이다. 연간 여객처리능력은 국제선 184만명, 국내선 1083만명이며 화물 처리능력도 46만t에 이른다.

활주로는 폭 45m×길이 2743m짜리 1개(군용)와 60m×3200m짜리 1개 등 2개가 있다. 대형 기종인 B747-400이 뜨고 내릴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그러나 김해공항은 구조적으로 안개나 비에 취약하다. 산을 끼고 있어 정밀계기착륙시설을 설치할 수 없기 때문이다. 폭격을 피하기 위해 산이 둘러싸야 하는 군 공항의 특성상 평지에서 제 기능을 발휘하는 첨단시설이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옅은 안개만 끼어도 항공기가 이착륙을 못하고 인근 공항으로 회항하는 사례가 다반사다. 이런 문제는 군 공항을 빌려 민간 항공기를 운항하는 대구 광주 예천 목포 등 대부분의 지방공항이 갖고 있는 태생적 한계이기도 하다. 최근 양양공항이 개항함으로써 항공기 운항이 중단된 속초공항의 경우 안개나 비에 의한 결항률이 30∼40%에 이를 정도였다.

홍석진(洪錫晋) 교통개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민간항공기가 운항되는 군 공항의 관제나 시설 관리를 군에서 하기 때문에 민간항공기에 필요한 시설이나 장비를 제때 설치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미국이나 프랑스 등 항공 선진국처럼 군 공항 운영에 민간이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별취재팀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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