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중국 여객기 추락사고수습 허둥지둥

  • 입력 2002년 4월 16일 18시 24분


김해 중국 여객기 추락사고는 국내에서 발생한 외국항공사의 첫 번째 대형사고다. 이에 따라 선례를 만들어가며 해야 하는 사고 수습이 적잖은 애로를 겪게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사고항공사인 중국국제항공공사가 15일 직원들을 파견하기는 했지만 실질적인 지원활동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자연히 건설교통부와 지방항공청, 김해시 등 사고처리 관련 기관들과도 손발이 맞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유족들은 정확한 교섭창구가 없어 사고처리 상황에 대한 속시원한 설명조차 듣지 못하고 있다. 시신을 찾으려 해도 부산과 김해의 31개나 되는 병원 중 어디로 가야할지 정확히 알 수 없어 우왕좌왕하고 있다. 더욱이 교통편마저 제공되지 않아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사고조사도 마찬가지. 정부는 월드컵축구대회와 아시아경기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고조사를 조속히 끝낸다는 계획이나 중국의 입장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본격적인 조사가 늦어지고 있다.

현장과 사고기 조사 및 조종실음성녹음장치(CVR) 비행기록장치(FDR) 판독에 중국 측 관계자를 입회시키고 공정성 확보를 위해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와 미 연방항공청(FAA)도 참여시키기로 했다.

괌 사고 조사를 맡은 NTSB는 2년 3개월 만에야 최종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여기에 보상문제가 겹쳐있기 때문에 기장의 잘못이냐, 관제탑의 과실이냐, 아니면 보잉사가 제작한 항공기의 결함이냐 등 사고 원인에 대해 한미중 3국이 민감한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다.

참고로 괌 사고 보상과정에서 대한항공은 희생자 1인당 2억7500만원을 제시했지만 “조종사의 과실이 1차적이며 괌공항의 안전장치 작동불량이 부차적인 원인”이라는 NTSB의 발표에 따라 유족들은 재판을 통해 대한항공에서 추가로 1인당 2억∼3억원의 보상금을 받아냈다.

자칫 이에 대한 3국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할 경우 외교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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