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3기 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경남지역 간부 공무원 출신 여러명이 한나라당 공천과정에서 쓴잔을 마신뒤 이 문제가 지역 관가의 관심사다.
주위에서 행정경험을 인정, 공천에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측됐던 사람들이 대거 탈락하는 ‘사태’가 생긴 때문. 정년을 한참 남겨두고 공직을 떠난 이들로서는 황당했을 법도 하다.
이들은 대부분은 ‘불공정 경선’이나 ‘밀실야합’, ‘위원장의 독선’ 등을 주장했다. 일정부분 설득력이 있다. 모양새만 갖춘 경선도 있었던 탓이다.
이른바 ‘베팅’을 적게해 물먹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지구당 위원장과의 껄끄러운 관계가 문제된 경우도 나타났다.
한 탈락자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며 경합자 보다 나은 점을 구구절절이 설명했다.
반면 이들의 공천에 전권을 행사하는 지구당 위원장들은 “무슨 소리냐”며 펄쩍 뛴다.
본선에서의 경쟁력과 당에 대한 기여도, 여론조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공천했다는 얘기다. 그리고 “공천에서 탈락한뒤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은 정치적 신의를 저버리는 일”이라고 몰아부친다.
한쪽에서는 공천과정을 비난하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이, 다른 한켠에서는 공천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간담회가 열리는 촌극도 잇따랐다. 이같은 공방에 대한 심판은 6월 13일 유권자들이 내리게 된다.
언필칭 주민과 함께 하는 민선시대. 직업 공무원들이 행정경력만으로 ‘날 뽑아 주오’하는데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어 보인다. 행정경륜을 무시할 수는 없어도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말이다.
하지만 ‘베팅’이나 ‘정치력’이 공천을 결정짓는 절대적 잣대가 된다면 더욱 곤란하지 않느냐는 게 주민과 공무원들의 시각이다.
<창원에서>
강정훈 사회1부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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