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로 봉사활동을 해온 뇌성마비 1급 장애인 장윤혁(張潤赫·27·경북 칠곡군 왜관읍)씨가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가 주는 장애극복상을 받는다.》
오른팔만 쓸 수 있는 그는 92년 TV를 통해 처음 컴퓨터 강의를 들은 뒤 피나는 노력을 거듭해 컴퓨터 전문가로 다시 태어났다.
왜관읍에서 ‘프리컴퓨터’라는 가게를 운영하는 그는 장애인들에게 컴퓨터 교육을 펴는 한편 중고 컴퓨터를 조립해 장애인 150여명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컴퓨터를 배우라며 서울에서 컴퓨터를 보내준 어떤 누나, 몸이 아프면 달려와 돌봐주신 한의원장님, 일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 이동전화 대리점 사장님 등 주위 분들의 따뜻한 관심이 없었다면 전 아직도 방에 누워있을 겁니다.”
하지만 어머니 박상희(朴相姬·50)씨의 희생적인 뒷바라지가 없었다면 지금의 그는 생각하기 어렵다.
“윤혁이가 거꾸로 태어난 뒤 다들 죽었다고 했어요. 겨우 깨어났지만 뇌성마비라는 판정을 받고 3년 동안 움직이지 않았을 때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아들과 몰래 도망가고 싶었던 생각이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어머니는 아들이 단추 잠그는 것도 스스로 하도록 가르쳤다.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는 버릇이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가르치는 것이 몸이 불편한 아들을 위한 최선의 사랑이라고 믿었다.
“14세 때 한손으로 컴퓨터를 뜯은 뒤 조립하고 있더라고요. 얼마나 대견했는지 모릅니다. 컴퓨터 안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서 견딜 수 없었다나요. 이 때부터 윤혁이가 정말 열심히 컴퓨터를 공부했고요.”
대통령 표창과 함께 상금 500만원을 받는 장씨는 “그동안 장애인 친구들에게 중고 컴퓨터만 기증해 마음이 불편했는데 상금으로 새 컴퓨터를 사서 선물할 생각”이라며 활짝 웃었다.
여동생 윤경(允敬·23·영남대 4년)씨는 “오빠가 누구보다 든든하다”며 수상을 축하했다.
칠곡〓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