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풍력발전소 추진 찬반 논란

  • 입력 2002년 4월 17일 18시 12분


국내 기업이 목장지대인 강원 평창군 대관령에 대규모 풍력발전단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어 ‘백두대간보전단체협의회’ 등 일부 환경단체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 풍력단지는 대체에너지원의 발전단가와 전력시장 거래 가격의 차액을 정부가 지원하도록 규정되어 있는 ‘대체에너지 이용 및 보급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올 2월 국회를 통과한 이후 본격 추진되는 첫번째 대체에너지 분야 사업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본사가 서울에 있는 유니슨사는 최근 사업비 1554억원을 투입해 대관령 매봉∼선자령 목장지대에 750㎾급 풍력발전기 75기를, 인근에 1.5㎿급 발전기 25기를 순차적으로 건설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 풍력단지 건설 사업에는 이 분야 경험이 풍부한 독일의 관련 업체가 함께 투자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니슨사 측은 “대상지가 목장 부지로 나무를 베어낼 필요가 없는 데다 국유지이기 때문에 비교적 싼값에 임대가 가능하며 풍속이 경제성(초당 5.5∼6m)을 갖추고 있어 적지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발전업 허가를 신청하고 산림청과 형질변경 등의 절차를 마무리하는 대로 착공할 방침이다.

그동안 제주도에 풍력 시범단지가 건설된 적은 있으나 민간회사가 대규모 풍력단지 건설을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설악녹색연합과 백두대간보전회 등 8개 환경단체로 구성된 백두대간보전단체협의회는 최근 성명을 내고 “풍력단지가 동물의 주요 이동통로에 해당되는 7∼8분 능선 일대에 주로 형성되기 때문에 백두대간의 생태계를 파괴하고 동강의 발원지까지 오염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전면 백지화를 촉구했다.

이 협의회 김태경 사무국장은 “대관령에 풍력단지가 들어설 경우 강원도가 인근에 관광레저단지까지 조성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백두대간의 대규모 훼손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환경단체들은 민간업체의 풍력단지 건설에 대해 “추가적인 환경 훼손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조심스럽지만 수용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는 상당수 환경단체들이 그동안 풍력 태양광 지열 등 대체에너지 개발의 필요성을 역설해왔을 뿐만 아니라 대관령이 제주도와 함께 풍력 발전의 적지라는 전문가들의 연구결과가 제시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국내 발전원 중 대체에너지 비율은 1% 미만이며 풍력발전은 극히 미미한 상태다.

정성희기자 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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