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교통]미아사거리 일대 최악 교통대란 우려

  • 입력 2002년 4월 18일 18시 25분


서울지하철 4호선 미아삼거리역 일대가 18일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용도가 변경돼 교통 유발량이 많은 백화점 등이 들어설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서울 강북지역에서 대표적인 교통체증지역 중 하나로 꼽히는 이 일대의 교통난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곳에는 재개발 재건축으로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속속 건립되고 있는 데다 신세계와 현대 등 대형 백화점이 이미 들어서 있다.

▼롯데백화점등 신축 예정▼

▽용도지역 변경〓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이날 미아4동 70의 6, 미아5동 60의 5 일대 8만8320㎡(2만6700여평)을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바꿨다. 이 가운데에는 롯데백화점 신축 예정부지 7348㎡(2223평)이 포함돼 있다.

강북구는 이 일대를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물연면적 비율) 800%까지 개발할 수 있는 상업지역으로 바꿔 달라고 요청했으나 시는 교통난 우려 등을 이유로 최고 용적률 400%인 준주거지역으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롯데 측은 현재 창고로 쓰고 있는 부지에 당초 계획했던 15층짜리 백화점은 아니지만 절반 정도인 6∼8층 높이로 건설할 수 있게 됐다.

시 관계자는 “시정개발연구원에 교통 유발에 관한 분석을 의뢰한 결과 적절한 교통 대책을 마련하면 준주거지역으로 용도를 변경하더라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고 말했다.

▼지금도 시속20㎞ 안돼▼

▽쏟아지는 불만〓그러나 도시계획위원회 결정에 대해 강북구와 주민들은 모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강북구는 1996년 서울시가 건설교통부의 승인을 받아 미아삼거리역 주변을 시내 11개 지역중심 중 하나로 지정해 놓고 상업지역으로 변경해 주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강북구 관계자는 “관내 상업지역 비율은 시 평균(3.9%)에 훨씬 못 미치는 1.1%밖에 안 된다”며 “지역 발전과 경제도 감안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주민들은 교통난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매일 승용차로 출퇴근하는 회사원 김모씨(35·미아5동)는 “지금도 시속 20㎞ 이상 속도를 낼 수 없는데 개발이 본격화 돼 상업시설이 더 많아지면 이 일대는 주차장이 돼 버릴 게 뻔하다”고 우려했다.

▼서울시 11개도로 신설 추진▼

▽교통 대책〓서울시는 미아4, 5동 일대 교통난을 완화하기 위해 11개 도로 신설 및 확장대책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이미 북부간선도로, 인수봉길∼솔샘길간 도로, 정릉길∼영창실업간 도로가 완공됐고 연장 1313m의 정릉 미아지구내 도로도 곧 개통될 예정이다. 이 밖에 오패산길, 월곡동길, 아리랑길, 보국문길 등을 새로 닦거나 확장하고 있다. 또 미아삼거리역 주변을 교통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하고, 백화점 등 인구 유입 시설에 ‘주차상한제’를 도입할 방침이다.

그러나 교통 전문가들은 “이 지역을 관통하는 주요 도로인 도봉로(왕복 6차로)를 넓히고 교통 흐름에 방해가 되는 미아고가를 허물지 않고서는 교통 여건이 계속 악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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