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여객기 추락 인근 주민들 "비행기만 봐도 두근두근"

  • 입력 2002년 4월 18일 18시 39분


“40여년간 아무 탈 없이 이 동네에서 살았는데…. 이제 비행기만 보면 겁이 덜컥 나는구먼.”

중국 여객기 추락 참사의 현장에서 불과 1㎞밖에 떨어지지 않은 경남 김해시 지내동에 사는 김안숙 할머니(74)는 18일 비행기 소리가 들리자 손을 가슴에 대며 불안해했다.

김해국제공항의 활주로를 굽어보고 있는 신어산 자락의 김해시 지내동과 불암동 삼안동 지역주민 6만여명은 대부분 김 할머니와 비슷한 심정이다.

불암동에 사는 주부 박순자씨(50)는 “비행기 추락 지점이 조금만 아래였다면 많은 주민이 희생됐을 것”이라며 “머리 위로 지나가는 비행기를 보면 꼭 떨어질 것만 같아 불안하다”고 말했다.

인근 활천초등학교에 다니는 김모양(10)은 “사고가 나기 전에는 비행기가 무서운 줄 몰랐는데 이제 ‘윙’ 소리만 들어도 겁이 난다”고 말했다.

3개 동에 걸쳐 지나가는 비행기는 하루 평균 30∼40여대. 김해국제공항에 착륙하는 비행기 85편 중 30∼40%가 신어산 쪽에서 착륙하고 있는 것.

부산지방항공청 관계자는 “바람의 방향에 따라 착륙 방향이 결정되는데 남풍이 많이 부는 하절기에는 대부분 북쪽의 신어산 방향에서 비행기들이 착륙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해〓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