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화야! 상화야!”
중국 여객기 추락사고 현장과 희생자들의 시신이 안치돼 있는 병원에는 사고 발생 4일째인 18일에도 친구의 이름을 애절하게 부르는 목소리와 흐느낌이 끊이지 않았다.
경남 창원시 상남동 세란병원 정상화 원장(37)은 부모와 아들 형제 부인 등 3대 가족 6명을 이끌고 효도관광을 떠났다 모두 참변을 당했다. 정 원장 가족의 시신은 한 사람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정 원장의 사고 소식이 알려지자 경남 마산중앙고등학교 때부터 친형제처럼 지내온 친구 7명이 생업을 접어둔 채 친구의 시신만이라도 거두자며 4일째 밤낮을 가리지 않고 뛰고 있다.
매일 사고현장에서 수색작업을 벌이고 김해와 부산의 19개 병원을 뛰어다녔지만 그렇게 마음이 넓었던 상화씨를 찾지 못했다.
16일부터 시작된 사진대조작업에서도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친구 허성무씨(38)는 “남의 일을 자기 일처럼 돌보던 정말 멋진 친구였는데…. 효성이 지극한 데다 항상 밝은 마음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던 그를 하늘이 시샘한 모양”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또 손석규씨(37)는 “부모님에게 유럽과 미국 호주여행을 시켜 드린 후 험한 곳이 많은 중국은 동행 효도여행을 해야겠다며 떠났다”면서 “지난해 가을 섬진강에 함께 놀러갔을 때 아들들과 다정하게 지내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말했다.
정 원장의 형(49, 43)과 누나(46)는 “친구들이 이렇게 너를 찾고 있는데…. 하늘나라에가서까지 효도하려고 혼자만 갔느냐”며 흐느꼈다.
이들은 “이제 유전자 조사에 기대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그래도 끝까지 우리 눈으로 친구를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유가족과 친구들은 “추모라도 해야겠다”는 주위 사람들의 성화에 못 이겨 18일 개별적으로 창원시 팔룡동 파티마병원에 가족합동분향소를 설치하고 고인들의 넋을 기리고 있다.
김해〓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