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3남 홍걸(弘傑)씨 등을 배경으로 각종 이권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는 최씨는 이날 서울지법에서 열린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 “최 전 과장이 나에게 ‘외국으로 나가는 게 어떠냐’는 이만영(李萬永·53) 대통령 정무비서관의 말을 전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검찰이 밝혔다.
최씨는 또 “최 전 과장은 나에게 ‘청와대 회의 결과 밀항시키기로 했다. 부산에 준비해 놨다’는 말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말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청와대가 홍걸씨 등 고위층 인사의 비리에 연루된 인물을 조직적으로 해외로 빼돌리려 한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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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비서관은 “최 전 과장이 11일 노인수(魯仁洙) 사정비서관을 만나러 왔다가 노 비서관이 자리에 없자 나에게 와서 노 비서관을 휴대전화로 찾는 동안 2∼3분가량 같이 있었지만 최씨와 관련해 어떤 대화도 나눈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비서관은 또 “최 전 과장과는 97년부터 잘 알고 지내긴 했지만 그가 11일 청와대를 찾아왔을 때는 옆에 사람도 많아 심각한 대화를 나눌 분위기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 비서관은 전남 구례 출신으로 조선일보 기자를 지냈으며 98년부터 김홍일(金弘一) 민주당 의원의 보좌관을 지내다 지난해 4월 대통령 정무수석비서관실로 자리를 옮겼다.
최씨의 변호인인 강호성(姜淏盛) 변호사도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최씨는 ‘청와대’라는 단어를 말한 적이 없으며 왜 그런 얘기가 나왔는지 황당하다”고 말했다.
이날 심사를 담당한 이현승(李炫昇) 부장판사는 “(최씨의 진술에 대해) 내가 확인해 줄 입장이 아니다”고 말했다.
최씨는 또 “출국금지 전날(8일) 모 인사가 전화해서 ‘일단 미국으로 가라’고 했으나 난 죄가 없어 나갈 수 없다고 대답했다”고 진술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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