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5시50분경 서울 영등포구 대림3동 H아파트 303동 현관 앞 계단에 김모씨(34·서울 송파구 석촌동)와 조모(15·경기 용인 S고 1년), 차모양(16·대구 K여고 1년)이 떨어져 숨져 있는 것을 경비원 김모씨(55)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비원 김씨에 따르면 주민의 신고를 받고 가보니 조양이 김씨의 목 뒤로 팔을 두르고 손은 깍지를 끼고 있었으며 그 사이에 차양이 들어가 포개진 채 숨져 있었다는 것.
경찰은 303동 28층과 옥상을 연결하는 계단에서 이들의 가방과 옷 등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 이들이 서로 껴안은 채 함께 투신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양의 가방에서는 ‘남은 사람들은 내 몫까지 열심히 살길 바랍니다. 안녕히 계세요. 미안합니다 모두들. 4.18.’이라고 적힌 유서가 발견됐다.
이와 관련해 김모씨(26·전남 K대 휴학)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원래 나를 포함해 4명이 자살하기로 했으나 19일 오전 아파트에 올라가서 마음이 바뀌어 그만뒀다”고 밝혔다.
김씨에 따르면 4월 초 인터넷 자살 관련 사이트인 ‘안티자살’ 사이트에 올린 글들을 통해 서로 알게 돼 숨진 김씨, 조양, 차양 등과 함께 자살하기로 마음먹었다는 것.
김씨는 15일 숨진 김씨와 대구로 가 차양을 만난 뒤 차에 태우고 전북 익산 등 전국을 돌아다니며 자살을 시도하다 실패했으며 18일 조양을 합류시켰다고 밝혔다.
이들 4명은 19일 오전 사고현장에 올라갔지만 겁이 난 김씨는 포기한 채 집에 가고 나머지 3명만 뛰어내렸다는 것. 김씨는 이날 경찰에 자수해 모든 것을 밝히고 조사를 받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일단 김씨가 출두하는 대로 조사해 자살방조 혐의로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