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은 “최 총경은 맏사위 정모씨(31)와 함께 18일 오전 7시12분경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발 싱가포르행 캐세이퍼시픽항공 CX714편으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최 총경의 최종 기착지는 홍콩이지만 경유지인 싱가포르에서 내렸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19일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청은 19일 12시55분 비행기편으로 자카르타로 떠난 김재덕 외사3과장 등 4명의 수사관에게 즉시 홍콩으로 이동하도록 지시하는 한편 홍콩 주재관을 통해 최 총경이 홍콩에 내렸는지를 파악하도록 지시했다.
경찰 관계자는 “싱가포르와 홍콩은 아시아의 대표적인 환승공항으로 최 총경이 다른 나라로 가기 위해 싱가포르나 홍콩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최 총경이 사위와 함께 간 것으로 봐 사위가 살고 있는 호주로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최성규 총경 해외도피사건 현지조사 및 송환 추진단’(단장 엄호성·嚴虎聲 의원)도 이날 오후 1시30분과 3시에 각각 약속했던 인도네시아 경찰청 및 이민국 방문 일정을 취소한 채 싱가포르를 거쳐 홍콩으로 이동키로 했다.
한편 서울지검 특수2부(차동민·車東旻 부장검사)는 19일 체육복표 ‘스포츠 토토’를 발행하는 스포츠토토㈜의 대주주인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TPI) 대표 송재빈(宋在斌)씨를 소환, 최규선씨에게 지난해 4, 5월 전달한 15억원이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의 대가인지 집중 조사했다.
검찰은 또 송씨가 지난해 4월 사실상 자신의 계열사인 에이펙스를 통해 TPI 주식 20만주를 포스코 계열의 6개 회사에 매각한 경위를 조사하기 위해 해당기업 관계자들을 소환, 최씨가 실제 매매를 주선했는지 조사했다.
그러나 송씨는 검찰 조사에서 “최씨에게 건넨 15억원은 주식거래 주선 및 외자유치 대가였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씨와 송씨가 처음 만난 시점이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이 결정된 이후인 지난해 3, 4월경이 아니라 사업자 선정 이전인 2000년 말이라는 관련자 진술이 새롭게 제기됨에 따라 송씨를 상대로 사실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또 최씨의 검찰수사 대책회의 참석 및 최씨 비리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김희완(金熙完)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에게도 빠른 시일내에 출두하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최씨가 기계 및 콘크리트 제조 판매 업체인 D사 회장 박모씨에게서 조폐공사 합작사업 관련 청탁을 받았고 4억5000만원 상당의 약속어음을 빌린 뒤 갚지 않은 사실도 확인하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검찰은 최씨가 각종 이권청탁을 위해 기업체 임직원 등을 만나는 자리에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3남 홍걸(弘傑)씨와 함께 나갔다는 첩보에 대해서도 진위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길진균기자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