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은 최 전 과장이 해외로 도피한 직후 행정자치부에 등록한 재산 내용과 실제 재산을 정밀 분석 중이다.
현재까지 밝혀진 최 전 과장의 재산은 부인 명의로 된 서울 동작구 상도동 3층짜리 다세대 주택과 부인과의 공동 명의로 돼 있는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덕소리의 70평형 아파트 한 채, 부인 명의로 된 옵티마 승용차 등이다.
이 중 상도동의 다세대 주택은 대지 100평 건평 200평 크기의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현재 11가구가 전세 6000만∼7000만원 또는 임대보증금 2000만∼3000만원에 월세 30만∼40만원을 내고 입주해 있다.
최 전 과장은 1994년 경매로 이 건물을 낙찰받은 뒤 96년 다세대로 개축해 임대했다. 현재 그의 주민등록상 주소지도 이 곳으로 돼 있다.
인근 부동산 업자들은 이 건물이 시가로는 6억∼7억원 수준이지만 주변에 신축 중인 같은 규모의 다세대 주택의 시가가 10억∼15억원을 호가하기 때문에 리모델링을 할 경우 가격이 훨씬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전세 폭등과 월세 전환 등에 따라 최 전 과장이 11가구에서 매월 500만원 이상의 고정 수입을 올렸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남양주시 와부읍 덕소리에 있는 70평형 H아파트는 최 전 과장이 지난해 6월 구입한 것으로 지병을 앓고 있는 아내의 건강을 위해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분양가는 3억7400만원이며 현 시가는 4억3000만∼4억5000만원가량이다. 이 아파트에는 서울은행이 3억3240만원의 근저당을 설정해 놓은 상태다.
경찰은 최 전 과장이 83년 소령에서 특채로 경찰에 입문한 이후 20년 가까이 공직 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다소 많긴 하지만 현재 드러난 재산만으로는 형성 과정에 특별한 의혹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그가 사건 발생 직후 자신에게 수사의 초점이 맞춰져 있지도 않은 상태에서 황급히 해외로 도피한 점으로 볼 때 이 재산 외에 떳떳하지 못한 다른 재산을 상당량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검찰 수사 과정에서 모든 것이 밝혀지겠지만 차명의 주식 등 등록되지 않은 상당량의 금융 재산이 있을 가능성이 높아 자체적으로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이 훈기자 dreaml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