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4시30분 인천시 남구 관교동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앞 야외공연장.
강하고 빠른 리듬을 타고 쉴새 없이 펼쳐지는 고교생들의 화려한 춤동작이 200여 관객들의 시선을 빼앗는다.
간혹 고난도 기술이라도 무대에 오르면 객석에서는 박수와 탄성의 도가니로 빠지며 즐거운 비명을 쏟아낸다.
오후 7시까지 계속된 이날 행사는 제30회 청소년 푸른쉼터 문화광장 .
이날은 인천지역 고교생 댄스동아리 14개팀이 참가한 힙합(hip-hop) 축제로 꾸며졌다.
행사의 주인공은 청소년들이지만 길가던 시민들과 주변 아파트 주민 등 다양한 연령층이 한데 어울려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친구들과 함께 부근을 지나다 공연을 관람한 박은정씨(여·27)는 "공부도 중요하지만 뭔가에 열중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고 한편으론 부럽다"고 말했다.
'청소년 푸른쉼터 문화광장'은 1998년부터 시작된 청소년들의 특기 무대. '자녀안심하고 학교보내기운동'의 일환으로 검찰, 교육청, 자치단체 등에서 운영한다. 이제는 청소년만을 위한 무대가 아니라 지역주민들도 함께 문화 활동의 즐거움를 누리는 기회가 됐다.
공인된 무대인 만큼 청소년들은 이 곳에서 자신들의 숨은 실력과 끼를 마음껏 발산할 수 있다.
공원을 중심으로 전국에 100여 곳이 지정돼 있고 인천에는 자유공원(중구 북성동)과 중앙공원(남구 관교동), 경기 부천에는 중앙공원(원미구 중1동)이 손꼽힌다.
특히 인천과 부천지역은 4월부터 10월까지 거의 매주 토요일 행사가 열리는 상설무대로 운영되고 있을 정도로 청소년들의 참여도가 높다.
현재 인천과 부천 지역 푸른쉼터를 이용하는 중고생 동아리는 댄스, 그룹사운드, 풍물 등을 공연하는 200여개.
1회 공연에 보통 10∼20개 동아리가 무대에 오른다. 인천지역은 매년 5월과 11월에 전체 동아리가 참여하는 축제도 열린다.
인천지역은 자유공원에서 매달 둘째, 넷째 토요일 그리고 중앙공원에서 매달 넷째 토요일에 행사가 펼쳐진다.
경기 부천시 중앙공원에서는 공원 주변이 '차없는 거리'로 운영되는 매주 토요일 청소년들이 무대에 오를 수 있다.
정기 공연 외에 수시 공연도 펼쳐진다. 인천지역에서는 월미도와 부평 문화의 거리 등에서 찾아가는 푸른쉼터 공연도 연 2∼4회 이뤄진다.
초기에는 찢어진 청바지와 울긋불긋한 머리카락 등 학생들의 낯선 외모를 탐탁치 않게 여기던 눈초리도 이제는 많이 변했다.
인천범죄예방협의회 김창일 운영실장은 "인천지역 푸른쉼터 1호인 자유공원에서는 특히 이곳을 자주 찾는 노인들이 처음에는 오해도 많이 했지만 공연이 거듭되면서 오히려 고정팬이 됐다"고 말했다.
인천 경인여상 보컬 '철마'를 지도하고 있는 교사 안담씨는 "동아리 활동에 열심인 학생이 학업성적도 좋은 편"이라며 "건전한 여가활동이 자신감과 성취감을 높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박승철기자 parkk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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