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신중하지 못한 건교부의 태도는 심각한 외교적인 분쟁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사고원인이 김해공항의 구조적인 문제점이나 항공기의 결함 등 복합적인 것으로 밝혀질 경우 우리나라의 국제적인 신뢰도는 추락하기 때문에 모든 발표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건교부 사고대책본부는 19일 “사고 당시 김해공항 관제시스템에는 별다른 문제점이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밝히는 등 여러차례에 걸쳐 기장의 실수가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뉘앙스의 발표를 해왔다.
이에 대해 중국대표단은 “한국측이 성급하게 사고원인을 기장 실수쪽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국대표단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논란이 되고 있는 우신루 기장의 자격이나 항공기의 등급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우리는 기장의 과실이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일부 국내선 조종사들은 “김해공항의 구조적인 문제로 완전히 정상적인 비행절차를 수행하고 있는 조종사와 항공기가 이번 사고와 같은 위험에 맞닥뜨릴 수도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97년 괌의 대한항공기 추락사고 당시 미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측이 사고조사가 끝나기도 전에 조종사의 과실에 무게를 두는 말을 흘려 우리를 화나게 했던 일은 아직도 생생하다.
월드컵을 앞두고 대형사고가 터져 빨리 수습하려는 정부의 마음은 이해되지만 ‘한국의 신뢰도’라는 보다 큰 이득을 생각할 때 사고조사에 대한 발표는 훨씬 신중해져야 한다.
<부산에서>
석동빈기자 사회1부 mobid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