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우송대 등 신입-편입생에 ‘준법서약서’ 제출강요 말썽

  • 입력 2002년 4월 23일 17시 23분


‘캠퍼스인가, 병영인가.’

대전지역 일부 대학들이 신입 및 편입학생들에게서 준법서약서를 받아 군사 문화의 잔재라는 지적을 사고 있다.

23일 대전지역 대학들에 따르면 우송대와 충남대 등은 신입 및 편입생들에게 ‘학교 재학중 본분을 지켜 학칙을 준수하고 면학 정진해 학교의 명예를 훼손하지 않을 것을 서약한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학생과 학부모 연서명으로 내도록 하고 있다.

특히 우송대의 경우 서약서에 ‘학칙에 위배되거나 지도교수의 지도에 따르지 않았을 경우 학교의 어떠한 조치에도 순응하겠다’는 내용까지 포함시켰다.

이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알게 모르게 행동과 표현에 제약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교 이공계 3학년인 K씨(25)은 “얼마 전에는 교수에게 학생이 다소 모욕적인 말을 했다는 해서 학과 학생 전체가 운동장에서 얼차례를 받기도 했다”며 “하지만 서약서 때문인지 제대로 항의조차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K씨는 “학교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실명으로 글을 올려야 하는데 서약서를 생각하면 불만을 제대로 털어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집단 얼차례와 관련해 학교측은 “체육대회를 앞두고 조 편성을 한 뒤 체력 테스트를 한 것이 와전된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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