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서울시지부는 지난달 초 ‘분회장님께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대외비 공지문을 통해 “올해 학운위 선거는 8월 중순에 실시될 서울시교육위원 선거에서 민주 후보를 당선시키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우리 후보가 학운위 선거에 최대한 진출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지시했다.
서울시지부는 “건전한 의식을 지닌 학부모를 찾아서 (출마를) 권유해 달라”며 △학생들에게 가정에서 구독하는 신문을 물어 한겨레신문 독자를 찾아내거나 △작년 담임교사들에게 물어 건전한 의식을 가진 학부모를 찾는 방법 △학부모 여론조사를 실시해 찾는 방법 등을 제시했다.
서울시지부는 “지역위원 후보로는 지부와 지회에서 진보 민주인사, 지역위원 후보리스트를 보내면 적극 활용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일부 학교에서는 전교조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집에서 구독하는 신문을 조사하거나 학부모에게 특정 지역위원 후보를 찍도록 권유하는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 경우 일부 학교를 제외하고 3월 20일 교원 및 학부모위원 선거가, 3월 30일 지역위원 선거가 거의 끝난 상태다.
이에 대해 김재석 전교조 서울지부장은 “공식문건은 아니었고 학운위 선거를 앞두고 아이디어 차원에서 분회장들에게 참고용으로 발송한 것”이라며 “문건내용이 적절치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 D중 교장은 “전교조가 이번 학운위 선거에서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며 “교사는 균형된 시각을 갖고 학생들을 가르쳐야 하는데 특정 신문을 보면 건전한 의식을 가졌다는 식의 사고방식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 교원, 지역사회 대표 5∼15명으로 구성되는 학운위는 학교운영과 관련된 사항을 결정하는 심의기구(사립학교는 자문기구)로 위원 임기는 2년이며 시도교육감과 교육위원 선출권을 갖고 있다.
학부모위원은 학부모 전체회의에서 직접 선출하고 지역위원은 교원위원과 학부모위원들이 무기명 투표로 뽑는다. 98년 서울시교육위원 선거에서는 15명의 교육위원 가운데 전교조 성향의 인사가 3명 당선됐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