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그런데 소스의 색은 어떤 색을 띠어야 제격인가요?”
22일 오후 연수구 연수동 535의 1 인천생활과학고(www.ips.hs.kr) 2학년 조리과학과 실습실. 40여명의 학생들이 조리사 복장을 차려 입고, 소스를 만드는데 여념이 없었다.
인천 생활과학고는 자신의 개성과 소질에 맞는 교육을 받고 스스로 인생을 설계해 나가도록 하는 학교로 유명하다. 부모와 다투면서까지 입학한 학생들이 많을 만큼 학생들의 주관과 목표가 뚜렷하다는 게 학교 관계자의 설명.
인천 생활과학고는 국제화 시대에 걸맞게 차별화한 학교교육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따라 2000년 문을 열었다. 현재 재학생은 1학년 388명, 2학년 426명 등 총 814명.
‘나를 알아주는 세상을 만난다’란 슬로건처럼 조리, 의상, 미용 분야의 전문 인력을 배출하는 게 이 학교의 목표다.
인천 생활과학고에는 최근 실업계 고교의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도탈락이 거의 없다. 지난해 1학년중 학업을 포기한 학생은 8명뿐으로 학생들의 열의가 높다.
서주희양(17·의상예술과 2년)은 “중학교 때부터 의상 디자이너가 되는 게 꿈이었다”며 “진학에 얽매이지 않고 의상 공부를 맘껏 할 수 있어 늘 재미있다”고 말했다.
인천 생활과학고는 조리과학과, 의상예술과, 토탈미술과 등 3개과로 구성되어 있다.
조리과학과는 외식과 관광서비스 산업 분야에서 일할 학생들에게 한식, 양식, 중식, 일본조리, 제과제빵, 칵테일 과목을 가르친다. 방과후엔 코스요리연구, 전통요리연구 등의 과외 수업도 운영해 소질과 적성에 맞는 전문 교육을 받도록 하고 있다.한다.
의상예술과는 의상제작연구반, 패션 일러스트레이션반을 운영하면서 교육과 창작 활동을 통해 창의적인 의상 디자인을 하도록 지도한다.
토탈미술과는 헤어미용, 피부미용, 네일 및 메이크업, 특수 분장에서 발관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수업을 펴고 있다.
이 학교는 소질과 적성에 맞는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 학교가 자체 개발한 ‘직업적성검사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것. 직업적성검사에 따라 적성에 맞는 학과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올해 380명을 선발하는 신입생 모집에 무려 1700여명의 희망자가 몰렸을 정도로 이 학교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이 학교는 전자도서관, 시청각실은 물론 피부관리실, 조리실습실, 메이크업실, 의상제작실 등 대학 수준 못지 않는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졸업 후 현장에 나가 적응훈련 없이 곧바로 사용할 수 있는 기자재를 갖추었다는 게 학교측의 설명이다.
정해자 교장(59)는 “조리, 의상, 미용에 대한 현장감 있는 교육으로 호텔, 의상, 헤어뷰티 관련 산업체에 취업하는 것을 물론 자영업을 할 수 있는 기술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대학진학도 수시모집과 특별전형을 통하면 인문계 고교보다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