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선-김홍걸 등 4인방 '복표 선정' 개입정황 드러나

  • 입력 2002년 4월 23일 18시 37분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TPI)이 복표 사업자로 선정되는 과정에 최규선(崔圭善) 미래도시환경 대표, 김희완(金熙完)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김대중 대통령의 3남 홍걸(弘傑)씨, 최성규(崔成奎) 전 경찰청 특수수사과장 등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정황이 잇따라 드러나고 있다.

특히 최씨는 나머지 3명과 가깝게 지내면서 TPI 대표 송재빈(宋在斌)씨와 직접 상대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가장 최근 나타난 정황은 최 전 과장이 2000년 말∼2001년 초 TPI 주식 1만주가량을 최씨가 만들어준 차명계좌를 통해 취득했다는 것이다. 또 최 전 과장이 지휘하던 특수수사과 형사들이 지난해 1월 복표사업자 선정 작업 중이던 국민체육진흥공단을 상대로 사업자 선정 과정에 대한 수사를 했다.

당시는 TPI가 경쟁업체와 서로 상대방의 약점을 폭로하며 법정 다툼까지 벌이는 등 치열하게 다투던 시기였다. 또 공단 실사단이 TPI의 문제점을 지적한 6개 항목의 보고서를 작성했고 그 내용이 일부 언론에 보도된 직후였다.

따라서 최 전 과장이 최씨의 청탁을 받고 부하 직원들을 동원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또 최씨의 비서였던 천호영(千浩榮)씨는 검찰에서 “최씨가 2000년 12월 송씨에게 전화를 걸어 ‘(체육복표 사업자) 심사위원들이 합숙에서 나온다. 다 잘됐다. 걱정 말아라’는 말을 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천씨는 또 “송씨가 지난해 2월 체육복표 사업자로 선정된 뒤 최씨에게 돈과 TPI 주식을 줬으며 그 일부가 김 전 부시장과 홍걸씨 등에게 전달됐다”고 진술했다.

실제로 최씨는 TPI 주식을 수만주 보유했고 홍걸씨의 동서 황인돈씨 회사 직원들과 김 전부시장의 전직 운전사였던 주모씨 명의의 계좌로 TPI 주식이 흘러들어간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대해 최씨와 김 전 부시장, 송씨 모두 “복표 사업자 선정과는 무관하며 정상적인 주식 거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본보가 지난달 30일 TPI 복표 사업자 선정 비리 의혹을 처음 보도한 뒤 송씨가 최씨의 집에 찾아가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이런 해명의 신빙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당시 송씨는 보도자료를 통해, 최씨는 공식 기자회견을 자청해 최씨의 TPI 주식 보유 배경, 주식 차명계좌의 실소유주, 두 사람이 처음 만난 시기 등에 대해 똑같은 내용으로 해명했으나 모두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최씨는 검찰에 출두하기 전 송씨에게 1억원을 요구했으나 송씨가 1000만원만 내놓자 “내가 불면 어떻게 되는 줄 알면서 이런 식으로 하느냐”고 협박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정황들은 이들이 복표 사업자 선정 과정에 서로 깊숙이 연결돼 있었다는 의혹을 증폭시키면서 사건의 ‘실체’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서게 하고 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TPI)복표 사업자 선정 비리 의혹
인 물의 혹
송재빈 TPI 대표복표 사업자 선정 대가로 최규선 김홍걸씨 김희완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에게 주식과 돈 제공, 최씨 등과 대책회의
최규선 미래도시환경 대표2000년 12월 송씨와 사업자 선정 관련 전화통화, 송씨와 2000년 말 만난 사실 은폐
김희완전서울시정무부시장송씨에게 최규선씨 소개, 대책회의 참석
김홍걸 김대중 대통령 3남동서 황인돈씨 통해 차명으로 TPI 주식 보유, 최씨 통해 송씨의 돈 수수
최성규 경찰청 전 특수
수사과 과장
지난해 1월 사업자 선정 직전 TPI 주식 1만주 취득, 특수수사과 형사 동원해 국민체육진흥공단 복표사업단 수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