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모 항공사의 입출국 기록에 따르면 홍걸씨는 지난해에만 6차례 입국, 110여일 동안 체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이 기록이 “홍걸씨가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崔圭善)씨와 함께 지난해 집중적으로 사업하는 사람들을 만나 이권에 개입했다”는 최씨의 전 비서 천호영(千浩榮)씨의 주장을 뒷받침한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홍걸씨는 특히 2001년 4월20일 입국해 5월9일 출국했다. 이 기간에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TPI) 대표 송재빈(宋在斌)씨는 최씨에게 수표 10억원권 1장 등 총 15억원을 전달했다.
본보 취재진의 확인 결과 송씨의 10억원권 수표는 4월25일 최씨의 차명계좌에 입금됐고 그 다음날 5억원은 다른 은행 계좌로 빠져나가 이 수표의 입출금 배경과 홍걸씨의 입국이 관련이 있지 않느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 홍걸씨는 2000년 11월14∼27일 국내에 체류했다. 당시는 TPI가 복표 사업자 선정 심사를 받던 중이며 심사단은 11월 28일부터 1주일 동안 신라호텔에서 심사했다. TPI는 같은 해 12월4일 국민체육진흥공단에 의해 우선 협상 대상자로 지정됐다.
홍걸씨는 또 지난해 7월5일 입국해 37일간 장기 체류했다. 천씨 등은 당시 홍걸씨가 동서 황인돈씨의 서울 강남역 사거리 N빌딩 사무실에 자주 들렀으며 최씨가 이 사무실에 찾아와 돈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한 항공사 관계자는 “홍걸씨가 이 항공사만 이용했을 리 없고 대통령 일가가 국내 다른 항공사를 이용하는 경우가 훨씬 많은 점을 감안하면 실제 국내 체류 기간은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홍걸씨의 98년 6월 이후 22차례 탑승 기록 가운데 2000년 이후 21차례나 비즈니스급 이상 고급 좌석만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1등석과 특1등급 좌석을 이용한 횟수는 13차례나 된다.
98년 6월 출국할 당시 일반석을 이용한 점을 감안하면 홍걸씨가 2000년을 전후해 경제 여건이 좋아졌으며 그 배경이 최씨의 이권 개입 의혹과 연관이 있지 않느냐는 분석도 있다.
또 이 기록에 따르면 홍걸씨가 98년부터 올해까지 이 항공사에만 지불했을 항공료만 최소한 4000만원이 넘어 유학생 신분으로 쓰기에는 지나치게 많은 액수라는 관측이 많다.검찰은 홍걸씨의 출입국 기록과 최씨와 황씨 송씨 등의 행적과 이들이 사용한 돈의 흐름을 면밀히 분석해 이권 개입 의혹과 홍걸씨의 입국 시기가 관련이 있는지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