權, 게이트마다 ‘배후說’ 무성

  • 입력 2002년 4월 29일 17시 08분


다음달 1일 검찰에 소환될 예정인 민주당 권노갑(權魯甲) 전 최고위원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현 정권의 ‘최대 실세’로 불려왔지만 현 정권 출범 후에도 부침을 거듭했다.

정태수(鄭泰守) 한보그룹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97년1월 구속됐던 그는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았으나 DJ의 대선 승리 직후인 98년1월 형집행정지로 풀려났다. 그는 같은 해 4월 일본으로 장기 외유를 떠났다가 8개월만인 12월 귀국해 2000년 ‘4·13’총선을 통해 정계 전면 복귀를 시도했다.

하지만 각종 게이트마다 이름이 거론됐던 권 전 최고위원은 총선 후 ‘386’세대 초선의원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급속히 당내 지도력이 약화됐고 급기야 ‘퇴출 대상’으로 몰렸다.

그 해 민주당 ‘8·30’ 전당대회에서 지명직 최고위원에 올랐던 그는 3개월여만인 12월 정동영(鄭東泳) 의원을 중심으로 한 당 쇄신파들의 공세에 밀려 결국 최고위원직을 사임하고 정치 일선에서 후퇴했다.

권 전 최고위원은 지난해 5월 2차 정풍파동에 이어 11월 벌어진 당 쇄신 파동 때는 정계에서 은퇴해 장기 외유를 떠나라는 압박까지 받았다.

실제로 그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마음에 두었던 이인제(李仁濟) 의원이 탈락하고 DJ 아들들의 비리연루 의혹까지 불거지자 마포사무실을 폐쇄하고 다음달 초 장기 외유를 떠날 예정이었다.

그는 29일 오전 자택에서 자신에 대한 검찰 소환 방침을 전해듣고 “내가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는데…”라며 눈물을 글썽였다는 후문이다.

그는 그러나 수뢰 의혹에 대해서는 “이게 무슨 날벼락같은 소리냐”며 강력히 부인했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일문일답

권노갑씨는 29일 본사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진승현씨로부터 5000만원을 받았다는데….

“진승현이가 누군지 나는 얼굴도 모른다. 진승현이가 중간에 사람을 끼워서 돈을 줬다고 주장하는 것인가.”

-소환에 응할 생각인가.

“물론 나가야지. 사실이 아니니까 가서 얘기해야지. 어떻게 된 영문인지 알아는 봐야 할 것 아니냐.다음달 1일 오전 10시에 정확하게 나가겠다.”

-혹시 중간에 누군가가 이름을 팔았을 가능성은 없나.

“이름을 팔았든 안 팔았든, 나는 진승현의 얼굴 자체를 모른다. 나는 벤처가 뭔지 모르는 사람이다. 설사 그런 돈을 주더라도 누가 받나.”

-그동안 각종 게이트에 이름이 많이 오르내렸는데….

“당내 일부도 그렇고 한나라당에서 그동안 수없이 음해했지만 나는 항상 당당하고 자신있게 살아왔다. 내가 조금이라도 꺼림칙한 게 있었다면 그렇게 할 수 있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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