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탈취 인질극 벌이던 30대 자살

  • 입력 2002년 4월 30일 10시 51분


심야 주택가에서 취객이 소란을 피운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2명 등 모두 5명을 인질로 잡고 5시간 가량 난동을 부리던 30대 택시운전사가 경찰관에게서 빼앗은 권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30일 0시경 경북 칠곡군 지천면 이모씨(36·여) 집에서 택시기사 김모씨(36·대구 수성구 파동)가 술에 크게 취한 상태에서 소란을 피우다 지천파출소 소속 박모 경장(34) 등 경찰관 2명이 출동하자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자신의 승용차에 실려있던 공기총으로 이들을 위협, 실탄이 장전된 권총 2정을 빼앗았다.

김씨는 빼앗은 권총 1정을 자신의 승용차에 넣은 뒤 나머지 권총 1정과 공기총 1정 등 총기 2정으로 경찰관 2명과 이씨, 이씨의 남편 송모씨(34·택시기사) 등 모두 5명을 위협하면서 이씨 집 거실에서 5시간 가량 인질극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박 경장 등으로부터 빼앗은 수갑으로 경찰관들의 손을 채우기도 했으며 송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공포탄 1발과 공기총 1발을 각각 발사, 송씨가 허벅지에 경상을 입었다.

김씨는 오전 4시경 이씨를 제외한 인질들을 모두 풀어주고 1시간 30분 가량 경찰과 대치하다 오전 5시35분경 권총으로 자신의 복부를 쏴 경북대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경찰조사 결과 김씨는 짝사랑하는 회사 동료였던 이씨가 지난해 11월경 회사를 그만두고 최근 또다른 동료인 송씨와 결혼하자 이날 술에 만취한 상태에서 공기총 1정을 가지고 이씨를 찾아가 이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칠곡=이권효기자>sapi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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