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선씨 청와대에 구명시도

  • 입력 2002년 5월 7일 06시 39분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崔圭善·42·구속중)씨가 지난달 검찰에 출두하기 직전 자신의 이종사촌 이모씨(44)를 만나 “청와대 관계자에게 검찰 출두를 연기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거취 문제에 대해 상의했다”는 등의 내용을 구술하고 이를 녹음한 테이프를 남긴 것으로 6일 확인됐다.

☞ 최규선 녹취록 전문

최씨는 이 녹음테이프에 자신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장남 홍일(弘一) 홍업(弘業) 홍걸(弘傑)씨 3형제와의 관계 등에 대해서도 자세히 구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이날 본보 취재진에게 “최씨가 자서전을 쓰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을 구술했으며 최근에 이를 풀어 녹취록으로 만든 뒤 알고 지내는 작가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문제의 녹취록은 A4용지 90장 분량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도 이 녹취록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는 것.

최씨는 녹음테이프에서 “검찰 출두 직전 청와대 김모 비서관을 만나 ‘검찰 출두를 연기해달라’고 요청했으며 나의 거취 문제도 상의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또 “검찰 수사가 시작되기 직전 최성규(崔成奎) 전 경찰청 특수수사 과장이 나에게 ‘청와대 관계자를 만났는데 부산을 거쳐 밀항하는게 좋겠다는 제의를 받았다’고 말했다”고 구술했다.

최씨는 또 홍일씨 3형제의 사람 됨됨이와 개성 등에 대해서도 소상하게 구술했으며 이들에게 어떤 부탁을 했고 어떤 도움을 줬는지 등에 대해서도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이들 3형제에 대해 “세상사에 익숙하지 못하며 개인적으로는 모두 착한 편이다”라고 구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특히 민주당 모의원과 관련해 “문제의 그 의원이 내 사업이 번창한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와 ‘사업을 통해 번 돈을 함께 나눠갖자’고 요구했다”고 말했다는 것.

최씨는 또 “김은성(金銀星) 전 국가정보원 2차장이 나를 모략해 당했다”고 구술했다고 이씨는 전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김모 비서관은 “지난달 14일 최씨가 전화를 걸어와 ‘검찰 소환을 연기해달라’고 부탁해 ‘청와대가 개입할 문제가 아니다’고 답변했다”며 “그러자 최씨는 미국에 있는 홍걸씨에게 ‘이 문제(검찰소환 연기)를 좀 도와달라’는 전화메시지를 남겼다”고 밝혔다.

김 비서관은 또 “최씨와 접촉한 것은 천호영씨가 최씨의 비리를 폭로한 이후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서였으며 최씨는 검찰 소환 연기를 부탁한 이후에도 여러차례 전화를 해왔다”고 말했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바로잡습니다]

△7일자 A1면 ‘최규선씨 청와대에 구명시도’ 기사에서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崔圭善)씨가 청와대 김모 비서관을 만나 “검찰 출두를 연기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보도됐으나 김모 비서관을 만난 것이 아니라 전화 통화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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