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포럼]김재석/대구지하철 경산까지 연장을

  • 입력 2002년 5월 9일 18시 32분


세계적으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11개 대학 5000여명의 교직원과 12만 명의 대학생들이 밀집한 학원도시인 경북 경산이 교통지옥에 허덕이고 있다.

이러한 교통지옥을 극복하기 위해 2000년 7월 21일 경산지역의 11개 대학 총·학장들을 중심으로 각계 지도자 및 관련인사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구지하철 1·2호선 경북지역 연장을 위한 공동추진위원회’가 결성되었다.

공동추진위는 20여차례에 걸쳐 국회 중앙정부 여야대표 등을 방문해 경산권 지하철 연장의 당위성을 피력해 왔다. 그 결과 국가적 차원에서 예비타당성 조사가 착수되었고, 최근에는 중간보고서가 발표되었다. 그런데 12만명의 대학생들에게 혁명적 교통편의를 제공하고, 지역의 동반 발전과 대구지하철 적자를 획기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과업이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방향으로 치닫고 있어 유감과 분노를 금할 길 없다. 최근에는 이러한 결과에 격분해 12만명의 대학생들이 강력한 항의에 나섰다.

4월 27일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한 중간보고서는 부실 보고서로 판명되고 있다. 단 한번의 현장조사를 통한 탁상행정의 표본이다. 국토의 지도를 바꿀 수 있는 국책연구기관의 보고서임에 더욱 허탈한 것이다.

지역민들의 간절한 여망은 대구지하철 1·2호선이 반월당에서 교차하고, 사월∼하양∼안심간 33㎞의 순환선이 놓이는 것이다. 수십 차례에 걸쳐 11개 대학과 지역주민들이 순환선 구축을 요구했지만, 고작 흉내만 내고 본격적인 순환선 구축에 관한 연구는 전무했다.

공동추진위에서 지역주민 5000여명을 설문 조사해 연구한 결과, 순환선 구축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는 1일 18만 명의 교통수요와 최소한 유발인구 10만명 이상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다 KDI는 건교부에서 이미 승인한 2021년 상위계획인구 60만명 대신 과학적 근거가 없는 40만명을 사용했다. 이로 인해 동일 프로젝트에서 20만 명의 인구 오차가 생겼으며, 순환선 구축에 관한 연구가 전혀 수행되지 않게 되었다. 따라서 KDI의 중간보고서는 원점에서 대폭 수정돼야 한다.

대구에는 지하철 1호선만 건설·운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매년 300억원 이상의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이것은 기점과 종점이 대구와 경북의 행정구역 경계에 있어 환승·연계·광역교통 기능이 떨어져 시민들이 지하철을 많이 이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2002년 현재 대구지하철 1㎞를 건설하는 데 750억원, 경전철 1㎞를 건설하는 데 250억원이 소요된다. 결국 지하철 1·2호선 건설에 4조원이 소요되고, 경산권 33㎞ 경전철 순환선 건설에 8400억원이 소요된다.

그러나 지하철 1호선은 1일 13만명이 이용하고, 지하철 2호선은 14만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측되며 경산권 순환선을 구축하면 1일 60만명의 추가 교통수요가 유발된다.

결국 만성적자에 허덕이는 대구지하철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열쇠는 경산권 순환선을 연결하는 것이다.

김재석 경일대 교수·도시정보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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