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주5일근무 요구 급속확산

올해 단체협상에서 상당수 사업장 노조들이 주 5일 근무제 도입(근로시간 단축)을 최우선 적으로 요구하고 있어 주 5일 근무가 노사교섭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 5일 근무제 요구 추세〓한국노총 산하 금융노조연맹이 현재 주 5일 근무제 도입을 놓고 사용자측과 교섭 중이고 민주노총 산하 보건의료노조와 금속산업연맹 소속 노조지부들도 주 5일 근무제를 주요 항목으로 하는 쟁의조정 신청을 최근 중앙노동위원회에 냈다.

또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등 대형 사업장 노조도 주 40시간 근무를 단체협상 요구항목에 포함시켰고 부산교통공단 노조도 ‘근로조건 저하없는 근로시간 단축’을 단협 요구안으로 제시해 놓았다.

중노위 관계자는 “한 지방노동위원회가 쟁의조정을 처리할 수 있는 적정 건수는 5, 6건에 불과한데 지금은 지노위별로 평균 20건이 넘는 조정신청이 쇄도해 있으며 그 대다수가 주 5일 근무제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기형적 주 5일제 우려〓사업장 단위로 주 5일 근무제가 도입될 경우 주 44시간 근로와 월차휴가 생리휴가 등을 규정한 현행 근로기준법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사용자와 근로자 모두를 만족시키는 방안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산업의 경우 사용자 측은 토요일에 쉬려면 기존 휴일에서 26일을 빼야 하기 때문에 체력단련휴가(6일)와 연월차휴가(20일)를 공제하자고 요구하는 반면 노조측은 현행 연월차휴가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주 5일 근무를 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노동부는 사업장 단위로 주 5일 근무제가 시행되면 경영계는 그동안 폐지하라고 주장해온 월차휴가와 생리휴가 등을 인정해야 하고 노동계는 연월차휴가를 토요일에 배정해 쓸 가능성이 높아 장기휴가를 가지 못하는 등 양측이 모두 손해를 본다고 지적했다.

한국노동연구원은 “노동계가 단체교섭에서 연월차휴가와 생리휴가 등을 그대로 유지하자고 요구하고 나설 가능성이 높아 단위 사업장 차원에서 노사갈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 진기자 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