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선 불똥 국방부로…솔라즈 내세워 FX개입 사실 드러나

  • 입력 2002년 5월 10일 18시 43분


차기전투기(FX) 사업 본계약 체결을 앞두고 F15K 제작업체인 미국 보잉사와 막바지 가격협상을 진행 중인 국방부가 ‘최규선(崔圭善) 게이트’ 여파로 노심초사하고 있다.

스티븐 솔라즈 전 미국 하원 아시아태평양소위원장이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씨로부터 ‘한국정부가 F15K를 구매토록 압력을 넣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한 데 이어 김동신(金東信) 국방부 장관이 솔라즈 전 위원장을 만났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국방부는 김 장관이 지난해 4월 공관에서 최씨와 함께 저녁식사를 한 사실에 대해 해명하느라 진땀을 뺀 적이 있어, 솔라즈 전 의원의 얘기 때문에 또 다시 최씨의 FX사업 로비 의혹에 휘말리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최씨의 FX사업 개입 의혹은 주로 김은성(金銀星) 전 국가정보원 2차장이 법원에 제출한 탄원서와 주변인물의 진술에 바탕하고 있다.

김 전차장은 탄원서에서 “지난해 최규선씨가 무기구입 사업까지 간여해 강력히 견제했더니 홍걸씨와 최씨가 대통령 민정비서관실과 검찰을 시켜 내 뒷조사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3남 홍걸(弘傑)씨의 한 지인(知人) 역시 “최씨가 무기거래 사업에 손을 댄다는 정보가 지난해 국정원에 입수돼 김 전 차장이 최씨에게 경고한 일이 있다”고 말했다.

검찰도 솔라즈 전 위원장의 주장으로 최씨가 보잉사를 위해 청탁을 하고 다녔다는 새로운 사실이 확인되자 최씨가 실제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집중 조사 중이다.

국방부는 그러나 최씨가 보잉사를 위해 로비를 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F15K의 선정과정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거듭 밝혔다. 국방부는 솔라즈 전 위원장이 1월17일 김 장관을 만났다는 소문에 대해서도 당일 김 장관의 일정까지 공개하며 “김 장관은 솔라즈 전 위원장이 아니라 리처드 솔로몬 미 평화연구소장과 조찬을 했다. 국방부는 솔라즈 전 위원장과 일절 접촉한 바 없다”고 해명했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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