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업씨 기업체서 자금모아 김성환 차명계좌통해 세탁

  • 입력 2002년 5월 12일 18시 05분


대검 중수부(김종빈·金鍾彬 검사장)는 12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金弘業) 아태평화재단 부이사장이 지난해 18억원의 비자금을 마련한 뒤 김성환(金盛煥·구속) 전 서울음악방송 회장에게 건넨 사실을 확인하고 돈의 출처와 명목을 캐고 있다.

검찰은 또 김홍업씨가 김성환씨가 개설한 차명계좌를 통해 2001년 이전에도 비자금을 조성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김홍업씨가 지난해 1월 발행처가 서로 다른 수표들로 하루에 10억원을 김성환씨의 차명계좌에 입금시켜 1년간 보유한 경위를 집중 조사 중이다.

검찰은 1월 김홍업씨가 김성환씨에게 전달한 3억원이 김성환씨의 차명계좌를 통해 빠져나온 사실을 확인하고 김홍업씨가 김성환씨와 함께 불법 자금 거래에 개입한 단서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검찰은 김홍업씨의 자금을 관리해 온 것으로 알려진 아태재단 행정실장과 아태재단에서 파견된 개인 비서 J씨 등을 소환, 돈의 성격과 흐름을 조사했다.

검찰은 김홍업씨가 기업체 등에서 불법 모금한 자금을 사채업자와 김성환씨의 차명계좌 등을 통해 자금을 세탁한 사실도 확인했다.

검찰은 김홍업씨가 김성환씨와는 무관하게 P종건 측과 거액의 자금거래를 해왔다는 관련자 진술에 따라 김성환씨 외에 또 다른 경로를 통해 이권에 개입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한편 검찰은 지난해 11월 대검 중수부 수사 정보를 유출한 의혹을 받고 있는 김대웅(金大雄) 광주고검장을 조만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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