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걸씨 알선수재 처벌 수순밟기

  • 입력 2002년 5월 12일 18시 45분


검찰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3남 홍걸(弘傑)씨가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崔圭善)씨에게서 받은 돈의 규모와 대가성 여부를 대부분 확인하고 조만간 홍걸씨를 불러 조사하기로 방침을 정해 수사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검찰은 그러나 12일 홍걸씨의 귀국 시기나 구체적인 출두 날짜를 묻는 질문에 “소환 시기도 정해지지 않았고 홍걸씨에게서 연락도 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홍걸씨 소환에 대비한 검찰 수사는 사실상 끝났다는게 검찰 주변의 분석이다.

홍걸씨는 지난해 3월 최씨에게서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TPI) 주식 매각대금 3억원을 받은 것을 비롯해 모두 20억여원을 건네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홍걸씨가 받은 돈은 모두 TPI 측에서 최씨에게 건너간 돈과 최씨가 각종 이권 청탁 대가로 받은 돈 가운데 일부.

검찰은 홍걸씨가 돈을 받은 시기와 출처, 관련자 진술 등을 통해 홍걸씨의 알선수재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단서를 이미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도 최근 “검찰이 소환을 통보해오면 곧바로 홍걸씨가 귀국해 조사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정황을 종합해 보면 홍걸씨에 대한 검찰의 소환 통보는 이번 주에 이뤄지고 이르면 이번 주말 홍걸씨가 귀국할 가능성이 높다.

김 대통령이 6일 홍업(弘業) 홍걸씨 등 두 아들 문제에 대한 대국민 사과 성명을 발표했고, 월드컵과 지방선거가 임박한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홍걸씨는 그동안 미국 현지 변호사를 통해 자신의 문제에 대한 법률자문을 해왔으며 2, 3일 안에 국내 변호인 선임을 끝낸 뒤 검찰 소환에 응할 것으로 알려졌다.

홍걸씨에 대한 검찰 조사는 곧 형사처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홍걸씨가 최씨의 범죄에 적극 개입하지는 않았다 해도 이를 묵인했거나 간접적인 도움을 주고 대가를 받았다면 알선수재의 공범으로 처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이 최근 문화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 관계자들을 불러 TPI의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 과정의 외압 및 로비 여부 확인에 주력하는 것도 홍걸씨 소환 이전에 홍걸씨와 최씨가 이와 관련됐는지를 규명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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