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이 방학 해외연수 보내려면…]

  • 입력 2002년 5월 15일 18시 29분


'가족처럼'
'가족처럼'
《초등학교 5학년생 아들을 둔 K씨(서울 강북구 수유동)는 올 여름방학 때 자녀를 미국에 한 달가량 어학연수를 보내기로 결심하고 인터넷으로 검색도 하고 유학원에 전화를 해 어떤 기관을 통해 보낼 것인지 고르고 있다. K씨는 “영어를 제법 하기 때문에 그동안 보내지 않았지만 아들이 워낙 미국에 가보고 싶어해 한번쯤 보내는 것도 교육적으로 좋을 것 같아 어렵게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주위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함께 보내면 어떻겠느냐는 제의를 했지만 휩쓸려다니다 영어 공부도 하지 않을 것 같아 따로 보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초중고교의 여름방학이 아직 두 달가량 남았지만 단기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준비중인 대다수 어학원과 유학원들은 지금부터 참가자를 모집하기 시작해 6월 중순이면 대부분 접수를 마감한다.

이왕 보내기로 결심한 학부모라면 홈스테이나 어학연수를 알선하는 기관을 사전에 철저히 알아보고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부터 서둘러야 한다.

▽알선기관 확인〓단기 어학연수를 보내기로 마음먹었다면 선택 단계에서부터 이것저것 꼼꼼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알선기관마다 각종 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지만 충실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어학연수 프로그램은 대개 오전에 영어수업을 하고 오후에는 공원 박물관 견학, 학교방문 등으로 이뤄진다. 저녁에는 숙소로 돌아와 외국인 친구들과 대화하는 형식으로 짜여져 있다.

전문가들은 “한 달 안에 영어를 유창하게 배워올 거라고 기대한다면 아예 보내지 말라”며 “대신 외국인과의 대화를 겁내지 않을 정도로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키우는 것만으로도 족하다”고 말했다.

대부분 오전에는 현지인 영어교사에게 수업을 받고, 오후에는 운동이나 관광, 소풍 등 야외활동으로 짜여진 경우가 많다.

그러나 호주를 제외하고는 연수 기간이 해당 국가의 여름방학과 겹쳐 현지 학생들과 접촉할 기회가 많지 않다.

▽어떤 프로그램 있나〓크게 외국인 가정에 머물며 언어와 문화를 배우는 홈스테이와 학교 기숙사나 영어연수기관 등의 시설에 머무는 어학 프로그램으로 나눌 수 있다.

단체생활을 하는 기숙사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별도의 신경을 쓸 부분이 적지만 보통 다국적 학생들이 모이기 때문에 같은 국적의 학생끼리 몰려다니면 영어를 배우는 데 방해가 될 수도 있다.

외국인 가정에 머물면서 영어공부와 문화체험을 하는 홈스테이는 현지인과 영어로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올해는 특히 미국이 방문비자를 한 달로 제한하면서 알선 기관들은 연수기간을 다소 줄여 3주 정도로 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 출발은 대체로 7월 20∼25일.

홈스테이 전문기관인 CHI코리아는 미국 캐나다의 6개 지역에서 3주짜리(7월21∼8월15일) 홈스테이 어학연수를 실시한다. 비용은 지역에 따라 405만∼425만원으로 약간의 차이가 있다.

강남유학원은 영어연수와 야외 활동을 겸한 어학캠프를 운영한다. 미국 캐나다 영국은 400만∼470만원, 호주 뉴질랜드는 270만∼350만원가량 된다.

▽운영방법〓보통 그룹당 15명 내외이며 인솔교사 1명이 동행한다. 현지에서는 간단한 영어테스트를 거쳐 반 편성이 이뤄진다. 비용은 연수지역과 프로그램에 따라 300만원에서 700만원까지 다양하다.

미국 캐나다가 호주 뉴질랜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싸고 명문 사립학교에서 자체 운영하는 서머스쿨에 참가하는 경우 700만원 가까이 든다.

전문가들은 “오전수업의 질도 중요하지만 방과후 활동이 얼마나 다양하고 교육적인지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면서 “필요 없는 일정을 끼워 넣은 뒤 비용을 올리는 업체도 있으므로 여러 기관의 프로그램을 충분히 비교한 뒤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전 점검〓프로그램 기획 진행업체와 현지 기관이 어느 정도 신뢰도가 있는지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 당초 프로그램에는 홈스테이로 되어 있지만 호텔에 집단 거주시키고, 연수지역을 갑자기 변경하는 등의 사례도 있다.

또 계약 때에는 환불 규정도 반드시 확인해야 시비를 줄일 수 있다. 대체로 출발 30일 전 취소는 전액 환불, 2주 전은 50%, 1주일 전은 30%를 환불해준다. 대규모로 모집하는 기관의 경우 환불이 까다로울 수 있다.

또 연수기관이나 홈스테이 가정의 연락처를 확인해 비상연락망을 갖춰 놓아야 한다. 강남유학원 유민숙 원장은 “만약의 상황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영어실력을 갖춘 인솔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동행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인철기자 inchul@donga.com

▼"알선기관 운영경험 잘 살펴봐야"▼

방학이 다가오면 해외 어학연수에 관심을 갖는 학부모들이 많다. 전에는 사회적 위화감, 외화 낭비 등의 이유를 들어 해외 연수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는 시각이 많았다.

아직도 이런 경향이 없지 않지만 해외에서 어학연수를 시키려는 학부모들의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 어차피 이런 수요가 존재한다면 부정적으로만 볼 게 아니라 어학연수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해외 어학연수를 결정할 때는 어떤 기관을 통해 갈 것인지가 가장 중요하다. 어학연수생을 모집하는 유학원은 많지만 모집 회사가 직접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따라서 알선 기관이 얼마나 프로그램 운영 경험이 있는지 살펴야 한다. 과거 실적 등을 따져보아야 하며, 비용이 너무 싼 곳은 프로그램이 부실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또 연수 장소가 안전한 곳인지, 안전사고 등에 대비한 보험가입 여부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대도시보다는 중소도시의 주택가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 적합하고 안전하다.

대다수 학부모는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 영어권 국가에 한두 달 연수를 다녀오면 자녀들이 영어를 유창하게 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경향이 있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다. 단기간의 연수를 통해 외국어를 능숙하게 하기란 쉽지 않다. 문화적 체험을 통해 서툰 영어이지만 외국인과 대화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주는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다.

외국인 가정에서의 홈스테이나 대학 기숙사 등에서의 어학연수는 언어 공부 못지않게 그 나라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외국인 가정에 머물 경우 최대한 현지 문화에 적응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하고 ‘손님’이 아니라 한 가족이 되려고 노력해야 한다.

또 연수하는 기간만큼은 ‘한국’에 대해 잠깐 잊어버리는 것도 연수 효과는 물론 자립 능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어학연수를 다녀온 직후에는 듣기능력이 향상돼 있다. 영어회화 테이프나 영어방송 등을 계속 들으면서 영어실력을 유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지에서 사귄 사람들과는 e메일이나 편지 등을 통해 연락하면서 네트워크를 만들어 나가면 자연스럽게 영어학습의 동기를 지속시킬 수 있다.

자녀들이 사회 활동을 본격 시작하게 되는 10여년 뒤에는 국제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어학연수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본다.

김덕환(CHI한국지사장)

▼"영어말문 틔여 자신감…방학 뿌듯했어요"▼

올 1월 겨울방학 때 미국 미시간주 디어본이라는 중소도시에 홈스테이 어학연수를 다녀온 뒤 나는 많은 것을 배웠다.

처음에는 가족과 떨어져 낯선 외국인 가정에서 홈스테이 연수를 한다는 것이 썩 내키지 않았다. 나름대로 학원에서 영어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미국인과 영어로 이야기하며 지낼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처음 만난 호스트 패밀리가 환하게 웃으면서 반갑게 맞아줘 조금은 안심이 됐다. 아저씨는 철도청 직원이고 아주머니는 주부인 평범한 가정이었는데 분위기가 무척 화목해 보였다.

긴장한 탓인지 처음에는 쉬운 표현도 잘 들리지 않고 말이 입에서 맴돌기 일쑤였다. 그런데 일상생활 속에서 반복해 들으니까 단어를 몰라도 앞뒤 문맥으로 짐작해 행동했더니 대충 통하는 것 같았다.

이 집에는 앰버(10), 새라(4)라는 딸 둘이 있었다.

이 아이들과 한 방을 쓰면서 생활하다 보니 조금씩 영어에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다. 처음엔 주눅들었던 목소리도 큰 소리로 변했고 영어가 틀려도 별로 창피하지 않았다. 앰버도 내 엉터리 영어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고, 나도 생각나는 대로 마구 이야기했다.

식사가 끝나면 앰버와 함께 아주머니의 설거지를 도와주었고, 새라가 여기저기 어지럽혀 놓은 장난감도 치웠더니 친딸처럼 대해줬다. 나는 호스트 패밀리와 함께 쇼핑도 가고 일요일에는 교회에 가서 다른 미국인들을 사귀면서 미국 문화를 배울 수 있었다.

오전에는 집 근처 초등학교에서 미국 학생들과 하루 3시간씩 공부했다. 오후에는 함께 연수를 온 한국 친구들과 함께 대학교, 박물관, 소방서 같은 곳에 가서 직접 현지 안내원의 설명을 듣기도 했다. 시청에 가서 시장님을 만나 사진도 찍었다.

연수 프로그램 마지막 날에는 모든 호스트 패밀리를 초대해 파티를 갖고 태권도 시범을 보이고 부채춤을 추고 아리랑 노래 등을 들려줬다. 나는 한복 차림으로 단소를 불었는데 모두들 깊은 관심을 보여줘 뿌듯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23일간의 연수기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는 바람에 떠나는 날 앰버와 새라, 아주머니를 끌어안고 한참을 울었다. 이들은 다음에 꼭 놀러오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짧은 경험을 통해 혼자서도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아직도 영어는 서툴지만 길거리에서 외국인을 보면 말을 걸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그러나 무엇보다 값진 경험은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새삼 느꼈다는 점이다.

김혜원(서울 도곡중 1학년)

홈스테이·어학연수 알선 기관
기관홈페이지연락처
CHI코리아http://www.chi.co.kr02-3443-2650
유학넷http://www.uhaknet.co.kr02-3481-1825
선경유학원http://www.skedu.com02-562-9990
가교유학원http://www.kakyo.com02-3478-0411
유학뱅크http://www.yuhakbank.co.kr02-3452-5955
위시코리아http://www.wishkorea.co.kr02-599-9993
인쿠르트 유학http://plaza.incruit.com02-733-8003
종로 유학원http://www,chongroyuhak.com02-738-4193
김옥란 유학원http://www.kimokran.co.kr02-732-1311
성문 유학원http://www.sungmoon.com02-508-3434
인터스터디http://www.interstudy.net02-737-3066
강남유학원http://www.edu-city.com02-3481-4050
하나유학원http://www.hana-edu.co.kr02-3477-3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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