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순천향-건양대 총장 “학생 속으로”

  • 입력 2002년 5월 15일 21시 47분


충남 논산의 건양대 김희수(金熺洙·74) 총장은 이달 말을 전후해 학교 인근의 원룸촌을 방문할 예정이다. 수도권 출신의 유학생들과 만나 생활의 불편이 없는지 살펴보는 한편 주인에게는 자식처럼 보살펴 달라고 당부하기 위해서다.

김 총장의 이같은 학생 생활 챙기기는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3월에는 교수 40명을 학교 인근 원룸과 1대 1로 결연을 맺도록 해 교수는 ‘교외사감’, 원룸 주인은 ‘명예사감’으로 임명했다.

그는 원룸 주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학생들이 한해에 200만∼250만원씩 주고 원룸에서 살고있어 부담이 크니 가격을 좀 내려달라. 자발적으로 가격을 내리지 않으면 정문을 다른 곳으로 옮겨 임대업을 방해하겠다”라는 기분 나쁘지 않은 ‘협박’을 하기도 했다.

그는 매년 신입생 19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학점 외 과목인 ‘인성교육’ 강의를 자원해 10명 가량의 학생을 직접 가르치고 있다.

충남 아산의 순천향대 서교일(徐敎一·43) 총장도 김 총장처럼 고급 회전 의자를 박차고 학생들의 생활을 챙기는 총장 중의 한 사람.

그는 지난 3일 학생 하숙집이 밀집돼 있는 신창면 읍내리 자취 하숙촌을 돌며 학생들이 사는 모습을 살펴보고 애로 사항도 청취했다. 학생들은 이날 통학길의 교통위험과 방범체계 부실, 비싼 하숙비와 물가로 인한 부담 등을 호소했다.

마침 서 총장의 방문에는 관할 파출소장과 번영회장 이장 등이 동행해 “학생들의 불편이 크고 총장께서도 이렇게 관심을 가지니 개선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서 총장은 “유학생들은 부모와 떨어져 사는 만큼 생활이 흐트러지거나 건강을 해칠 수 있어 누군가 부모 역할을 대신해야 한다”며 “앞으로 봄과 가을 두 차례식 정례적으로 학생을 방문해 애로사항을 듣고 개선 여부를 체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논산·아산〓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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