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이 녹음 테이프에는 검찰의 고위간부 2명이 지난해 파크뷰 아파트가 들어선 백궁정자지구 용도변경 의혹 사건을 내사할 당시 김 시장에게 검찰의 조사 내용을 알려주고 조언까지 해준 내용이 담겨 있어 파문이 일고 있다.
성남시민모임 이재명(李在明·변호사) 기획위원장은 이날 성남시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 시장이 ‘에이치원개발 홍 회장과 검찰 고위간부 J씨’ 등의 이름을 거론하며 제3자와 10여분간 전화 통화한 녹음 테이프를 공개했다.
이 녹음테이프에는 김 시장이 “선거 때(1998년) 홍 회장이 직원들을 동원해 지원하겠다고 한 것은 사실이다”고 말한 내용이 담겨 있어 홍 회장과는 선거 이전에는 일면식도 없다는 김 시장의 당초 주장과 배치되고 있다.
김 시장은 녹음테이프에서 “검사장께서도 (성남)시장은 결국 시민을 고발했다는 정치적 부담을 짊어져야 하는 만큼, 조금 기다렸다가 저쪽(시민단체)에서 (고발을) 한 다음에 하는 게 어떠냐고 말했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또 “당시 지청장께서 저한테 연락이 오기를 시에서 (용도변경 허용)한 것은 옳다고 다 인정했다. 내사한 결과를 보면 뭐 없다. 땅을 사고 판 과정은 시가 한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동안 성남지역 시민단체들은 김 시장이 홍 회장과 잘 아는 사이로 백궁정자지구 용도변경 과정에 관련이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김 시장 측은 “10일경 수원지검 모 검사라고 밝힌 남자가 전화를 걸어와 이런 내용의 통화를 한 적이 있다”며 “현재 공개된 녹음테이프는 당시 주고받은 내용들의 앞뒤를 잘라 편집해 상당부분이 조작돼 있다”고 말했다.
성남〓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