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천시와 인근 인천시, 서울 구로구 등에 살고 있는 일본인과 한국인들의 모임인 ‘한일문화교류회’(회장 고미네 아키라·小峰明·41)가 한일월드컵 축구대회의 성공을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매달 정기모임 우의 다져▼
지난해 7월 창립된 이 단체는 평소 일본어 교실, 요리강좌, 홈 파티, 문화탐방 등 왕성한 문화교류활동을 활발히 펼치며 생활속에서 ‘양국 우호’를 다지고 있다. 회원들은 주로 한국인 남편을 두고 있는 일본인 주부 80명과 교수 의사 공무원 학생 등 각계 각층의 한국인 120여명.
이들은 월드컵 축구대회를 맞이해 통역서비스를 비롯 외국 관광객들에게 홈스테이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화여대 어학원에서 일본어 강사로 활동하다 요즘 육아문제로 집에서 쉬고 있는 구보사와 아끼꼬(36·주부)는 “한국어도 잘 구사하는 일본인 80명이 무료 통역관으로 대기중”이라며 “한국에 살고 있는 일본인들의 작은 정성이 보탬이 돼 한일 월드컵이 성공적으로 치러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달에 최소한 2,3차례 만나고 있다.
매달 셋째 또는 넷째주 주말에 부천시의회 회의실에서 2시간 가량 외부 전문가나 회원들이 강사로 나서 다양한 주제로 발표를 한 뒤 토론을 벌이는 월례모임을 갖는다.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문제가 한창 시끄러웠던 지난해 8월의 월례모임에서는 ‘사죄’ 행사를 갖기도 했다.
19일에는 ‘청소년들에게 무슨 문제가 일어나고 있나’를 주제로 토론을 벌였으며, 다음달 22일의 주제는 ‘환경문제를 생활속의 눈높이로 본다’로 정해놓았다.
▼교과서 왜곡땐 사죄행사▼
주로 점심시간을 택해 회원 20∼30명 단위로 서로의 가정을 방문하는 ‘홈 파티’도 열리고 있다. 오꼬노미 야끼(일본식 파전)나 김치 등 양국 요리에 대한 즉석 강좌와 시식회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또 남자 회원 중심으로 등산모임이 이어지고 있다.
취미활동 이외 자원봉사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회원들은 부천시 소사본1·2동과 역곡동사무소 주민자치센터에서 일본어 무료 강의를 진행하는 한편 매주 금요일 점심 때 소사본1동 소사복지회관에서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무료 급식행사에는 ‘주방 찬모’로 나서 음식 만들기를 거들고 있다. 25일 소사 주민축제가 열리는 바람에 한 차례 더 갖게된 이 행사에는 이시모토 아끼꼬(石本 明子) 등 회원 8명이 참여했다.
이외에 배를 타고 일본 큐슈지방 등을 4박5일 일정으로 다녀오는 ‘일본 관광투어’도 마련하고 있다. 일본인 회원의 안내로 1인당 50만원 안팎의 경비로 그동안 10여차례 다녀왔다. 회원뿐만 아니라 관심있는 일반사람도 참가할 수 있다.
앞으로 한일 음악 및 영화감상회, 한일 합동 기타연주회 등 문화행사와 유아교육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 단체의 홈페이지는 현재 제작중이며 이메일(hatumi@hanmail.net)과 전화(032-652-2201)를 통해 참가 문의를 받는다.
회원 백금종씨(41·유한공고 일본어 교사)는 “한국인은 일본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이 있고 일본인은 한국에 무관심한 정서가 있다”며 “일본어를 배우고 서로의 민속놀이를 즐기면서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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