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석광산 한강상수원 ‘위협’

  • 입력 2002년 5월 27일 18시 05분


북한강 인근에 환경영향평가도 거치지 않은 채 규석광산이 개발되고 있어 수도권 주민들의 상수원인 팔당호의 수질 오염이 우려되고 있다.

27일 환경정의시민연대에 따르면 D개발은 북한강에서 불과 2㎞ 떨어진 수질보전 특별대책 제1권역의 경기 양평군 서종면 수입리 수입천(북한강의 지천) 상류에 규석광산을 개발하기 위해 진입도로를 개설하고 현재 채광 준비를 마친 상태다.

D개발은 1994년 정부로부터 수입천 상류에 있는 고동산(해발 670m) 272㏊의 광업권 및 채광계획 인가를 받은데 이어 올 2월 이 지역 중 1만3408㎡에 대해 양평군으로부터 광산개발 부지조성용 산림 형질변경 허가를 받았다.

현행 환경영향평가법에는 산림훼손 면적이 10만㎡(3만3000평) 이상인 사업에 대해서만 형질변경시 환경영향평가를 받도록 돼 있어 이 사업은 환경영향평가를 받지 않은 채 진행되고 있다.

시민연대는 이와 관련해 “D개발은 환경영향평가를 피하기 위해 부지를 조금씩 나눠 산림 형질변경 허가를 받는 편법을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민연대는 규석광산 개발의 문제점을 확인하기 위해 최근 강원 강릉시 옥계면의 한 규석광산 주변의 하천수를 분석한 결과 pH(수소이온농도) 3.7의 전형적인 산성 광산 폐수가 흐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또 옥계의 규석광산 주변의 토양에서는 중금속인 카드뮴이 토양오염 우려기준(1.5㎎/㎏)보다 6배 이상 많은 9.77㎎/㎏이 검출됐다는 것.

시민연대 김홍철 팀장은 “옥계 규석광산의 토양과 수질을 볼 때 양평에서 규석광산 개발이 강행될 경우 수질과 토양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민연대는 △규석광산이 수질과 토양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고 △문제점이 발견될 경우 수도권 주민들이 내는 물이용 부담금 등으로 해당부지를 아예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D개발 측은 “양평군이 산림형질변경 허가를 내주지 않아 행정소송을 벌여 승소했다”며 “주민들의 반대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사업 자체는 아무런 법적 하자가 없다”고 해명했다.

정성희기자 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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