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홍업씨 비자금 관리정황 포착

  • 입력 2002년 5월 29일 16시 54분


대검 중수부는 29일 김홍업(金弘業) 아태평화재단 부이사장의 대학 후배인 P프로모션 대표 이거성씨가 5, 6개 기업체에서 각종 청탁과 함께 수억원을 받고 홍업씨의 비자금을 관리한 정황을 포착했으나 이씨가 잠적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홍업씨의 고교동창인 김성환(金盛煥) 전 서울음악방송 회장과 출처가 의심스런 수억원을 거래한 K씨도 최근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해외로 출국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씨는 김성환씨와 10억여원의 돈거래를 한 사실도 밝혀졌으며 수사 초기에 검찰에 두번 소환돼 김성환씨와의 거래 경위 등을 조사받았으나 최근 잠적해 검찰이 소재 파악에 나섰다.

검찰은 이씨가 기업체의 청탁을 받고 "홍업씨에게 얘기해 주겠다"며 거액을 받은 뒤 이중 일부를 김성환씨의 차명계좌로 입금한 단서를 확보했으며 이 돈이 다시 홍업씨에게 건네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자금의 출처를 추적 중이다.

검찰은 이씨가 수억원을 입금한 김성환씨 차명계좌의 실소유주가 홍업씨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김성환씨는 이씨와의 돈 거래에 대해 "빌려줬다가 받은 돈"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홍업씨의 대학 동기인 유진걸(柳進杰·입원 중)씨를 이번 주에 다시 불러 출처가 불분명한 32억원을 차명계좌에 입금한 경위를 조사하기로 했다.

검찰은 '후광(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아호) 돈 확인' '국정원 5억?' 등의 메모를 작성한 김병호(金秉浩) 전 아태재단 행정실장이 잠적함에 따라 가족들에게 검찰 출석을 종용하는 한편 아태재단 관계자들을 상대로 메모 작성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정위용기자>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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