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의사가 매년 3000만원씩 20년간 6억원의 장학금을 모교에 기탁키로 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대구 중구 삼성안과 이승현(李承炫·41) 원장은 27일 모교인 대구 계명대를 찾아 후배들을 위해 써 달라며 3000만원을 전달한 뒤 올해부터 20년간 계명대에 매년 3000만원을 기탁하겠다는 약정서를 작성했다.
86년 계명대 의대를 졸업한 그는 이후 4년간 대구계명대 동산의료원에서 전문의 과정 등을 거친 뒤 97년 개인병원을 열었다.
그는 “보잘것없는 내가 의사가 된 것은 전적으로 이웃과 사회의 도움 덕분”이라며 “이제는 내가 사회와 이웃에게 받은 은혜를 갚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병원 일을 하다 보면 힘들 때가 많은데 마련해야 할 장학금을 생각하면 힘이 솟아날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인생의 긴 목표를 설정하자는 뜻에서 기탁 기간을 20년으로 정했다”고 덧붙였다. 97년부터 경북 군위군 등 오지의 마을을 돌아다니며 정기적으로 노인들을 상대로 의료 봉사활동도 펴오고 있는 그는 “‘의술로 번 돈은 개인의 것이 아니다’는 평소의 생활철학을 비로소 실천하게 됐다”고 환한 표정을 지었다.
계명대는 이씨가 기탁한 돈을 매년 생활이 어려운 의대생 10명에게 100만원씩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나머지는 연구비와 교육용 기자재 구입비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