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합천서 탁구공크기 우박…수십명 다쳐

  • 입력 2002년 6월 2일 23시 06분


2일 경남 합천군에 탁구공 보다 굵은 우박이 한꺼번에 쏟아져 부상자가 속출하고 농작물과 시설물도 큰 피해를 보았다.

이날 오후 5시40분부터 20여분 동안 합천읍과 가야 야로 묘산 율곡 초계면 등 합천군 북부지역에 천둥번개와 강풍을 동반한 직경 3∼5㎝의 우박이 쏟아진 뒤 30㎜ 가량의 폭우가 내렸다.

이 우박으로 아파트와 학교, 주택, 차량 등의 유리창 수천장이 깨졌으며 주민 수십명이 부상을 당했다.

김모씨(59)의 경우 머리가 찢어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문모씨(52·여)는 우박으로 아파트 베란다 유리창이 깨지면서 파편을 다리에 맞아 근육이 파열되는 등 인명피해가 잇따랐다.

또 참외와 수박, 오이 등을 심은 비닐하우스 수백㏊가 부서졌고 하우스 내의 농작물도 수확이 어렵게 됐다. 배나무 등 과수와 고추, 참깨 등 밭작물에도 큰 피해가 났다.

이밖에 차량 수백대와 주택의 지붕이 크게 파손되는 등 시설물 피해도 잇따라 이번 우박으로 인한 피해액은 수십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합천군은 이날 오후 6시를 기해 재해대책상황실을 설치하고 전 직원을 비상소집했으며 부상자 파악과 피해조사에 들어갔다. 그러나 정확한 피해는 3일 오전 집계될 전망이다.

한편 이날 오후 거창 등 서북부 경남과 마산 등지에서도 소낙성 강우와 함께 천둥 번개가 계속됐다.

진주기상대 관계자는 “지리산 주변 산악지역은 5, 6월경 대기 불안정으로 우박이 내리는 경우가 있지만 이번처럼 굵은 우박이 장시간 내리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고 말했다.

합천〓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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