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개大 건물 신증축 제동…서울市 “경관 훼손 우려”

  • 입력 2002년 6월 6일 22시 46분


서울에 있는 대학들이 주변 경관 등을 훼손할 우려가 있는 건물 신증축 공사를 무리하게 추진하다 서울시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서울시는 최근 시내 61개 대학 중 26개 대학이 제출한 건물 신증축 세부시설 조성계획에 대한 심의를 벌여 주변 경관과 환경을 훼손할 것으로 우려되는 고층 건물은 층수를 낮추고 일부는 위치를 바꾸게 하는 등 총 22개 대학의 조성계획을 조정했다고 6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세종대 홍익대 한양대 건국대 서울교대 등 9개 대학 18개 동의 층수가 하향 조정됐다.

서울대의 경우 18층 건물로 신축하려던 대학원 기숙사를 9층으로 바꾸는 등 4개 건물의 층수가 하향 조정됐다. 또 연세대는 신학선교센터와 운동선수 기숙사를, 고려대는 환경대학신관 건물의 층수를 각각 하향 조정토록 했다.

이와 함께 서울대와 성균관대 등 6개 대학 40개 동은 주변 산의 경관보호 등의 이유로 건립이 보류됐고, 서울대 경희대 등 4개 대학 9개 동은 산림 훼손을 줄이기 위해 신증축 건물의 위치를 옮기도록 조정됐다.

연세대 상명대 국민대 등 3개 대학 4개 동은 산림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건립 규모가 축소됐다.

시가 대학의 건물 신증축 계획을 조정하게 된 것은 2000년 7월 대학이 건축 허가에 앞서 세부시설에 대한 조성계획을 미리 시에 제출해 환경 및 조망권 훼손 여부에 대한 사전승인을 거치게 하는 등 심의절차를 강화하도록 하는 ‘도시계획시설 기준에 관한 규칙’이 개정됐기 때문이다.

규칙 개정 이전에는 대학이 건물을 신증축할 경우 관할 구청의 건축허가만 받으면 돼 자연 환경을 훼손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지적됐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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