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백 결함보다 안전밸트 미착용 더 잘못

교통사고 부상에 대해 자동차 에어백의 결함보다는 안전벨트 미착용이 원인이라며 법원이 운전자에게 더 큰 책임을 물었다.

서울지법 민사합의 28부(문흥수·文興洙 부장판사)는 지난달 교통사고를 낸 이모씨(43)가 “에어백이 제대로 터지지 않아 상해를 입었다”며 기아자동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기아 측의 책임을 10%만 인정, 1000여만원의 지급판결을 내렸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에어백은 운전자가 착용한 안전벨트의 기능을 보완하는 장비이지 신체의 완전한 안전을 보장하는 장치가 아니다”며 “사고 당시 자동차의 에어백이 완전히 작동하지 않은 점은 인정되지만 이씨가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은 잘못도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씨가 비에 젖은 도로에서 속력을 내다 사고가 발생한 점과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아 에어백이 완전히 작동했더라도 비슷한 정도의 부상을 입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춰 이씨의 과실비율을 90%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99년 5월 서울 구로구 남부순환도로를 시속 90㎞로 주행하다좌회전 지점에서 자동차 뒷부분이 가드레일에 부딪히는 바람에 중앙분리대 기둥을 들이받고 뇌진탕과 위장 파열 등 상해를 입자 소송을 냈다.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