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변호사는 이날 부산 연제구 거제동 자신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안 시장이 만남을 요청했으나 이를 네 번 거절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그러나 2000년 6월경 친구가 미리 안 시장을 롯데호텔 43층에서 기다리라고 해놓은 상태에서, (본인은) 그 사실을 모른 채 친구를 만나러 갔다가 안 시장을 만나게 됐다. 성폭행과 관련된 얘기를 나누지는 않았으나 안 시장이 본인을 만나고자 했던 이유는 성폭행 사건에 관해 본인이 어떤 방식으로든 문제제기를 하게 될까 걱정이 되어 그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이어 "(성폭행 피해) 당사자 본인이 승낙하면 알고 있는 내용을 공개하겠다. 그러나 지금 공개하면 '업무상 비밀누설죄'에 해당한다"면서 "당시 정황을 잘 살펴보면 사건의 진실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한이헌(韓利憲) 후보측은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안 후보가 부산시장 자격으로 해외 출장중이던 2000년3월8일 부하 여직원의 방을 찾아가 성폭행했다"고 주장했고, 안 후보측은 이에 대해 "터무니없는 조작극"이라며 한 후보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 등 양측이 치열한 공방을 벌여왔다. 부산지역 여성단체도 7일부터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 후보측은 또 "피해자가 이 사실을 친구에게 털어놓았고 친구가 여직원 남편에게 알렸으며 남편이 안 시장을 찾아가 항의했으나 안 시장은 이를 부인했다. 이후 그 남편은 김 변호사와 법적 대응문제를 협의했다"고 주장해왔다. 한 후보 선대위는 이날 안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한편 안 후보측은 이에 대해 "안 시장과 김 변호사가 (성폭행 문제와 관련) 일체 얘기를 나누지 않았다는 것이 확인됐다. 김 변호사는 안 시장이 그 얘기를 꺼내려 했다고 짐작했을 뿐, 아무런 사실관계를 내놓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정용관기자>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