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대구시장 후보 2인에 듣는다

  • 입력 2002년 6월 10일 17시 32분


《지방선거를 사흘 앞두고 앞으로 5년간 대구시정을 이끌어갈 대구시장 후보로 나선 한나라당 조해녕(曺海寧·59), 무소속 이재용(李在庸·48) 후보의 인물평과 공약 등을 짚어본다.》

▼한나라당 조해녕 후보▼

한나라당 조해녕 후보는 전형적인 행정 관료 출신으로 관선 시장(창원, 대구)과 장관(총무처, 내무부)을 각각 두 번씩 지냈다. 지방과 중앙 행정을 두루 경험한 베테랑 행정가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95년 초대 민선 대구시장 선거 때 집권당인 민자당 후보로 나와 4위를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시민들의 냉엄한 심판을 받은 사람이 또 출마한 것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이에 대해 조 후보는 “95년 선거 당시 대구에서 ‘반 YS(김영삼 전 대통령) 정서’가 확산돼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한 것”이라고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대구를 오래 떠나 있어 실정을 잘 모르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대구에서 자랐고, 시민과 정서를 같이하며 대구 시정을 맡은 경험이 있다. 또 몇 년 떠나 있는 동안 대구 문제를 더욱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됐다.”

-관선 시장 시절 업무스타일이 독선적이었다는 평이 있는데….

“공무원 시절에는 ‘옳은 것이 좋다’는 신조로 가부(可否)를 명확히 하고 모든 것을 지나치게 논리적으로 접근하다 보니 고집이 세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95년 대구시장 선거에서 낙마한 이후 인간적으로 많이 성숙해졌다고 생각한다.”

-공약 중에 남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하는 경부운하 건설이 있다. 다소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과거 관선 대구시장 시절 계획했던 프로젝트다. 낙동강을 끼고 있는 인구가 1000만명이 기 때문에 수자원 확보 차원에서 꼭 추진해야 한다. 경북 경남 부산 등 낙동강과 관계가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이 공동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중앙 정부에 예산과 행정적 지원을 건의할 계획이다.”

-공약으로 내세운 대구지하철 3, 4호선 추가 건설에 따른 재원 조달 방안은 뭔가.

“시장에 당선되면 임기 내에 건설 부채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의 99년 8월 대구지하철 1호선 국비지원 불균형분 3786억원 지원 결정에 따른 지원잔액 1578억원을 일시에 지원받아 부채 원리금을 상환할 수 있도록 하겠다. 불균형분 지원잔액 외의 예산에 있어서도 지방정부의 재정상태를 감안해 국비 지원을 추가로 받아낼 수 있도록 중앙정부와 계속 협의해 나가겠다.”

▼무소속 이재용 후보▼

무소속 이재용 후보는 지역에서 참신함과 개혁성을 갖춘 정치인으로 꼽힌다. 95년 치과의사에서 민선 구청장(남구)으로 변신해 대구의 대표적인 퇴폐업소 밀집지역인 ‘양지로’를 정비하고 지역 발전을 가로막는 미군기지 이전 운동을 벌이는 등 관선 구청장이 하기 어려운 일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98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열풍을 뚫고 대구에서 유일하게 무소속 구청장(남구)으로 당선된 것도 이같은 이미지 때문이라는 게 중론.

그러나 인구나 재정규모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방대한 대구 시정을 책임지기에는 이 후보의 행정 경험 부족이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 후보는 이에 대해 “시장 업무를 수행하는데 중요한 것은 나이나 경험이 아니다”며 “대구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과 시민들을 주인으로 모시겠다는 정신 자세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치과의사에서 극단 대표, 시민운동가, 구청장 등으로 변신을 거듭했는데 정치적 야망을 달성하기 위한 과정으로 볼 수 있는가.

“사회에 대한 적극적인 실천으로 이해해 달라. ‘건강한 사회를 위한 치과 의사회(건치회)’는 의사들의 친목 단체가 아닌 의료 봉사단체다. 극단 운영 역시 빈곤과 소외문제에 대한 문화운동 차원에서 한 것이다. 입신양명의 목적이 아니라 사회적 실천을 위한 과정으로 봐주길 바란다.”

-대구 지하철 3, 4호선 추가 건설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난해 말 대구시 전체 부채가 약 4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95년 1조3600억원이던 부채 규모가 6년만에 배 이상 늘었다. 이러한 부채의 근본적인 원인은 지하철 건설 때문이다. 시의부채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현재 건설 중인 2호선 공사만 마무리짓고 3, 4호선 건설 계획은 백지화해야 한다.”

-공약 중에 공무원 노조 설립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부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공무원 노조가 설립되면 공무원들이 좀 더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공약으로 내세웠다. 복지부동하는 공무원 스타일을 없애기 위해서는 공무원 노조 설립이 이상적인 방안이다.”-대구와 부산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위천공단 조성 문제를 해결한 묘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위천지역에 생태공원, 생태환경 테크노폴리스가 어우러진 종합 생태도시를 건설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낙동강 식수원 오염 문제로 인한 부산 경남권 주민들의 반발 때문에 위천 국가산업단지 지정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송진흡기자 com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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