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학습지 특집]자녀 독서지도 부모가 책읽기 모범을

  • 입력 2002년 6월 10일 18시 00분


“책읽기를 통해 아이와 다시 눈을 맞출 수 있었어요.”

주부 김모씨(32·서울 노원구 공릉동)는 지난해부터 자폐 증세를 보이는 일곱살짜리 아들과 책읽기를 통해 교감을 나누고 있다. 한곳에 집중하거나 부모 말에도 전혀 주의를 기울이지 않던 아이에게 매일 책을 읽어주고 노래를 불러주면서 생긴 변화다.

김씨는 “책읽기는 사고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되지만 자녀와 생각을 나누고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지식만이 아니다. 가정에서 부모가 자녀의 책읽기를 지도하면 자녀의 생각과 재능을 미리 발견할 수도 있다. 가정에서 참고할 만한 독서지도 요령을 소개한다.

▽언제부터 책을 봐야 하나〓옹알이를 시작하는 6, 7개월부터 글자보다 그림책에 반응하도록 돕는 것이 좋다. 부모가 아이를 품에 안고 책을 읽어주면 정서발달에도 도움이 된다. 지나치게 일찍 책읽기를 강요하면 책에 대한 거부감과 시력저하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그림책은 어떻게 고를까〓어릴수록 그림이 선명하고 단순한 것이 좋다. 책 내용을 그림으로 잘 표현하고 글이 리듬감이 느껴지는 책을 고른다. 삽화가 많은 책은 글과 그림이 상황에 들어맞는지 확인한다. 과학 현상이나 사람 동물 식물 등의 모습을 전달하는 책의 경우 그림이 사실적으로 그려졌는지 살펴야 한다.

▽어떤 책이 좋을까〓세계 명작 가운데 감동이 느껴지는 스테디셀러는 여전히 아이들에게 권할 만하다. 그러나 최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창작도서가 많이 출간되어 있기 때문에 무조건 세계명작만 고집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책을 고를 때는 여러 출판사의 책을 비교해 번역 수준 등을 감안해 고른다. 위인전 등 인물이야기는 다양한 삶의 모습과 고뇌와 절망을 극복하는 과정을 담고 있기 때문에 지적능력과 역사 인식이 높아지는 초등학교 3학년 이상부터 읽는 것이 좋다.

▽책에 관심이 없어요〓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4세 미만의 아이들에게 책은 그저 장난감에 불과하다. 책을 아무리 읽어줘도 관심이 없고 책을 자꾸 찢는 것은 당연한 일.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처럼 책과 친숙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가 장난감을 가지고 놀 때, 밥을 먹을 때, 잠을 청할 때 책을 읽어주는 것이 요령. 책읽기를 거부하는 아이에게는 책읽기가 숙제나 공부의 연속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놀이라는 생각을 갖도록 배려해야 한다. 부모가 먼저 책읽기 모범을 보이는 것도 필요하다. 부모가 하루에 1번 정도 시간을 정해 자녀에게 책을 읽어주고 대화를 나누는 것이 좋다.

▽만화책만 봐요〓만화책을 즐겨보는 것이 나쁜 버릇은 아니다. 그러나 지나치면 사물을 진지하게 관찰하고 사고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부작용도 생긴다. 아이들의 수준에 따라 사실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책을 골라주는 것이 중요하다. 만화로 구성된 과학 상식이나 사회, 문화현상 등에 대한 책은 아이들에게 흥미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권할 만하다.

▽건성으로 책을 읽어요〓아이들은 책에 대해 흥미를 느끼지 못하거나 주제가 너무 어려우면 책읽기에 집중하지 않는다. 독서습관이 잘못됐을 때도 주의가 산만해질 수 있다. 억지로 책을 읽히는 것보다 수준에 맞고 자녀가 흥미를 느낄 만한 책을 골라 자녀의 관심을 끄는 것이 좋다. 책을 빨리 읽는 것보다 책을 읽고 나서 얼마나 많은 것을 느끼는 지에 대해 칭찬하는 것이 좋다.

▽독서 뒤에는 어떻게 할까〓부모가 책의 전체적인 흐름을 정리하고 자녀들과 토론하는 것이 좋다. 인상 깊었던 장면, 주인공에게 하고 싶은 말, 내가 주인공이라면, 바꾸고 싶은 내용, 친구에게 책을 권하고 싶은지 등을 질문하면서 자연스럽게 책 내용을 떠올릴 수 있도록 돕는다. 또 독후감 쓰기, 책을 친구에게 소개하는 편지쓰기, 작가에게 편지쓰기, 독서 신문 만들기 등 다양한 활동을 권하는 것도 요령.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읽고 책에서 얻은 감동을 스스로 글로 정리하도록 권하는 것도 좋다. 독후감을 쓰기 전 책 내용에 대해 부모가 자녀와 의견을 나누면 자연스레 줄거리가 정리되고 자기 생각이나 주장도 여물게 된다. 분량을 채우기 위해 줄거리나 해설을 베끼지 않도록 독후감 분량은 느낀 만큼 자유롭게 쓰도록 권한다. 저학년의 경우 생각을 말로 조리있게 정리하는 훈련이 글쓰기 훈련보다 우선하는게 좋다. 일기장에 그날 읽은 책에 대한 느낌을 자연스럽게 적도록 지도하면 고학년이 돼서 긴 분량의 독후감도 쉽게 쓸 수 있게 된다.

한국독서지도연구회 김현애(金賢愛) 회장은 “어른의 눈높이에 맞는 책이나 독후감 등을 강요하면 자녀들이 책읽기를 두려워하기 십상”이라며 “서점이나 도서관 등에서 자녀와 함께 책을 고르고 스스로 책을 골라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용기자 parky@donga.com

▼어린이 독서지도 관련 인터넷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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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꾸 어린이 마을www.bookoo.co.kr어린이책 소개와 굴렁쇠신문, 교사와 작가의 책읽기 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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